보훈처장, 별 4개 새긴 조선시대 지휘봉 8일 아들에 전달
몽클라르 장군 탄생 130주년 맞아 참전용사유·가족 방한

7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6·25전쟁에서 싸우고자 4성 장군에서 중령으로 계급을 낮춰 참전, ‘지평리 전투’에서 중공군 격퇴를 이끈 고(故) 랄프 몽클라르 프랑스 장군의 유족에게 조선시대 지휘봉이 전달된다. 사진은 고(故) 몽클라르 장군의 생전 모습과 보훈처가 제작한 등채. /연합
7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6·25전쟁에서 싸우고자 4성 장군에서 중령으로 계급을 낮춰 참전, ‘지평리 전투’에서 중공군 격퇴를 이끈 고(故) 랄프 몽클라르 프랑스 장군의 유족에게 조선시대 지휘봉이 전달된다. 사진은 고(故) 몽클라르 장군의 생전 모습과 보훈처가 제작한 등채. /연합

국가보훈처가 고(故) 랄프 몽클라르 장군의 탄생 130주년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아 별 4개 새긴 등채(조선시대 지휘봉)를 그의 유가족에게 수여한다. 몽클라르 장군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중장(4성 장군)에서 중령으로 계급을 낮춰 참전한 뒤, 프랑스군이 활약한 지평리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중공군 격퇴하고 38선을 회복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국가보훈처는 7일 "몽클라르 장군 탄생 130주년과 오는 11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맞아 프랑스 참전용사와 유가족 15명이 재방한 것을 계기로, 8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패트릭 보두앙 프랑스참전협회장,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 전진선 양평군수, 박후성 육군 제11사단장 등 50명이 경기 양평군 지평리전투 참전 기념시설을 찾는다"고 밝혔다.

1951년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전개된 지평리 전투는 유엔군이 대규모 중공군을 성공적으로 격퇴한 첫 전투로, 몽클라르 장군이 지휘하는 프랑스 참전용사들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따라 8일 오전 지평리전투 유엔군(프랑스군) 참전충혼비에서 거행되는 추모식에는 박 보훈처장이 한국을 찾은 몽클라르 장군의 아들 롤랑 몽클라르에게 별 4개(4성 장군)를 새긴 조선시대 장수들이 사용한 등채를 전달한다. 이날 ‘지평면 유엔기념비’에는 프랑스 참전용사들도 참석해 헌화·참배한다.

이어 지평리 전투 당시, 몽클라르 장군이 이끈 유엔군 프랑스대대 지휘소로 사용됐던 지평리전투 유엔사령부를 방문, 몽클라르 장군 기념 공간 조성 등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6·25전쟁 당시 양조장을 유엔사령부로 임시 사용했으며, 지평 양조장은 최근 복원이 완료됐다.

한편 몽클라르 장군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2월, 생후 11개월이던 아들이 글을 깨우친 뒤 보라며 보낸 편지에서 "사랑하는 아들아. 언젠가 너는 내가 (한국으로) 떠나야 했던 이유를 물을 것이다. (중략) 너와 같은 어린 한국의 아이들이 길에서, 물 속에서, 진흙 속에서, 눈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버지는 여기 왔단다"라고 참전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2차세계대전 영웅인 몽클라르 장군은 중장으로 복무하다가 예편했는데, 6·25전쟁 발발 후 프랑스 정부가 대대급 부대를 파견하기로 하자 이 부대를 지휘하기 위해 중장에서 중령으로 계급을 낮춰 현역복귀를 신청해 참전했다.

지휘봉에 연결된 비단천의 별 4개는, 6·25전쟁 참전을 위해 중장 계급장인 별 4개를 포기했던 몽클라르 장군의 계급을 다시 중장으로 복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프랑스는 우리나라·미국과 달리 준장 계급이 2성으로 시작하며 중장은 4성 장군이다.

박 보훈처장은 "대한민국은 프랑스를 비롯한 22개 유엔참전국과 195만 유엔 참전용사분들의 용기와 투혼,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다 산화하신 영웅들의 명복을 빌며, 재방한 초청 행사 등 다양한 국제보훈 활동을 통해 은혜에 보답하고 예우를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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