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예방 전도사로 나선 '솔루션 형사' 오영훈 경정

보이스피싱 패해 막을 목적으로 유튜브 영상 3개 제작 홍보 활동
필리핀 파견 근무 때 눈부신 활약...지난해 2월 대통령 표창 받아

오영훈
오영훈

"보이스피싱 피해가 너무 심합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금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메신저피싱 피해액만 따져도 466억 원으로 지난해 176억 원에 비해 165.4% 증가되었습니다고 입을 연 부산중부경찰서 오영훈 경정.

오 경정은 지난 8월 보이스피싱 사건 중 대면편취 유형을 수사과로부터 넘겨받아 살펴보니 단순 계좌이체를 요구하던 수법이 피해자를 현장에서 대면하여 편취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데다 피해자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깔아 경찰 신고도 가로채는 상황임을 알고 이를 막기위해 필요한 일이 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수사상의 한계와 휴대폰 보안 기술의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된 오 경정은 당장 피해를 줄일 방법은 홍보에 있다고 생각하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예방책을 알릴 결심을 하게 되었단다.

이를 위해 오 경정은 지난 10월 삼성전자 김경준 부사장 외 임원 3명을 삼성전자 사무실에서 직접 만나 보이스피싱 예방 관련 기술 제안을 했고, 또 가장 문제되는 가로채기 악성 앱을 우선 개발해줄 것을 요청하여 즉시 응답을 받아냈다.

그리고 지난 3일 오 경정은 자신이 직접 개설한 유튜브 채널 솔루션 형사에 영상 3개를 업로드했다. ‘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대출 사기 보이스피싱’, ‘메신저 보이스피싱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목적으로 제작된 영상이 그것이다. 출연부터 촬영과 편집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담당한 오 경정은 고교 후배인 개그맨 허동환 씨를 사회자로 출연시켜 영상 제작을 마쳤다. (관련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nOhm7cR3S3k)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보이스피싱 대처법을 설명하는 오영훈 경장.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보이스피싱 대처법을 설명하는 오영훈 경장.

필리핀 세부에서 목숨걸고 상습절도범 일당을 체포하다

오 경정과의 인터뷰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가 대통령 표창을 받은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인재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대통령 표창?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건 분명 아니다. 그래서 그가 어떤 이유로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그의 입을 통해 그리고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을 통해 마치 한 편의 액션 영화 같은 사건 스토리가 기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오 경정이 부산 중부서에 오기 전 3년 동안 경찰 영사로서 근무했던 필리핀 세부에서 일어난 일로 당시 세부 교민신문에 보도될 정도로 핫이슈였던 사건이 그것이다.

수년 동안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식당 등에서 가방을 상습적으로 절취해오던 일당이 201919일 저녁 무렵에 피자집에서 한국인 관광객의 가방을 절취한 후 재차 다른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는데 상습절도범인 이들의 모습이 CCTV에 잡혔고, 교민단톡방에 이들의 얼굴과 행적이 공개되며 주의를 당부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당시 순찰 대기 중이던 필리핀 경찰관과 함께 용의자들을 오토바이로 추격하여 차를 막아선 후 차 안에 타고 있던 5명의 용의자들 중 3명을 검거하고 도주한 여성 2명에 대해서는 수배 조치를 했습니다. 조사결과 용의자들은 수년 전부터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가는 식당 등에서 피해자가 가방을 의자 뒤에 걸어 놓고 한눈을 파는 사이 훔치거나 공범 2, 3명이 피해자의 주의를 분산시킨 후 가방을 몰래 가져가는 수법 등을 통해 상습적으로 절취를 해오던 상습 절도단 이었습니다.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절도피해를 당하고 신고를 하더라도 자국으로 돌아가 버릴 경우 신고 사건이 검찰이나 법원에서 피해자 불출석으로 기각된다는 형사제도를 악용해 대담한 범행을 이어왔습니다. 절도 사건이 평균적으로 1주일에 50건 정도 발생했었는데 이 사건 이후 제가 한국에 올 때까지 단 한 건의 절도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건 당시 용의자들 중 한 명이라도 총을 소지했었다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그렇기에 이 일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요 보호하심이었다고 감히 고백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오 경정은 20187월 교민이 운영하는 리조트가 무장단체에 의해 불법 점검 당했을 때 관할 서장과 협의, 침입자들을 설득 후 전원 검거하여 구속시켰으며, 세부 교민 신문(CKN, UKN)에 필리핀 형사법과 이민법 관련 중요 절차 및 안전관련 매뉴얼을 2년간 연재하여 교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20203월부터 831일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외진 섬 등에 고립된 교민과 관광객 도합 2,094명을 필리핀 정부의 협조를 받아 신속 안전하게 한국으로 귀국시켰으며, 3년간 1,800건의 사건 사고를 완벽하게 처리했고, 수배자 60여 명을 강제 송환시켜 교민과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긍지를 고취시켰다.

이와같이 세부에서 일궈낸 우수 업무 실적이 알려져 오 경정은 지난해 2월 외교부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표창은 단순히 공관 안배 표창이 아니라 순전히 실적을 제출하여 여러 후보자들과 경쟁하여 받은 표창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뛰어난 업무능력으로 베스트 부서장에 선발되다

오 경정의 탁월한 업무능력은 필리핀 세부에 파견근무를 하기 전부터 진가가 나타나고 있었다. 2016126일 부산진서 지능범죄수사과장으로 재직시 그해 3월 부산지역 55곳의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국가 보조금 도합 5억 원 상당 횡령 및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유치원 원장 및 대표 59명을 검거한 일이나 20165월 부산 등 소재 학교에 식자재인 가금류를 납품하기 위해서 영세업체를 회유 담합하여 200억 원 상당의 입찰 비리를 범한 식품 납품업자 48명을 검거한 일 등이 그러하다.

또한 필리핀 세부에서의 3년간 파견근무를 마치고 지난해 9월 중부경찰서 형사과장으로 발령받은 후 시민을 위한 치안 행정으로 부산 일간지에 3회에 걸쳐 보도되었고 게재하였고, 저소득 고령 보훈가족 안전지원 관련 중부서와 보훈청 업무 협약을 추진했으며, 지난 8, 식칼로 편의점 종업원 위협, 현금 강취 도주한 강도 피의자를 검거했으며, 전국을 배회 속칭 빠루로 상가 자물쇠를 손괴 후 현금 등을 절취한 전문 절도범 검거를 포함 12건을 해결하는 등 지난해 부산청 4대 범죄율 검거 1위와 올해 검거율 2위를 차지하여 베스트 부서장에 선발되었을 뿐 아니라 오 경장이 소속된 팀이 지난해 4분기부터 금년 3분기까지 매분기 마다 으뜸팀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한 것 등이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제가 감당하는 업무들이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라 잠시라도 방심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늘 긴장하게 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하심이 느껴져 절로 감사가 나옵니다. 그리고 매 순간 하나님을 의지하게 됩니다.”

경찰대 9기 졸업생인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비단길이 아니라 그의 고백대로 늘 목숨이 위태로운 위험천만한 길일진대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제가 선택한 경찰공무원으로서의 길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습니다.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제가 어릴 때부터 살았던 이곳 부산과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전남 구례)에서 경찰서장으로 봉사하고 싶습니다. 저를 위해 새벽마다 기도해주시는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하나님께서 저의 소망이자 기도를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이 같은 오 경정의 소망이 이뤄지길 기자도 절로 두 손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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