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수
전광수

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5차 전체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욱일기 경례 사건에 대해 질의를 했다. 이후 그는 욱일기가 그려진 판넬을 접어 부숴버렸다. 대한민국 해군이 전날(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린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서, 욱일기와 모양이 같은 자위함기가 내걸린 호위함 ‘이즈모’에 거수경례를 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종섭 장관은 "우리 해군이 경례한 것은 욱일기에 대해서 한 것은 아니다. 욱일기가 계양은 돼 있었지만, 관함식이라고 하는 것은 주최하는 국가의 대표가 승선한 그 함정을 향해서 국제관례에 따라 경례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욱일기에 경례한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는 답을 했는데, 이는 문제의 본질을 잘 못 짚은 답변이다. 심지어 이 장관은 이전에도 "(자위함기)모양은 욱일기와 비슷하지만 가운데 빨간색 원의 위치가 다르다. 자위함기는 약간 기울어져 있다"라며 상황을 애써 모면하려는 답변을 했다. "욱일기는 전범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역시 수십 년간 욱일기를 문제 삼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시작된 좌파들의 구시대적 억지 반일 선동인데, 이에 반대한다"라는 사실에 입각한 답변을 들을 수는 없는 것일까?

욱일기는 정말 ‘전범기(戰犯旗)’인가? 우선, 전범기라는 단어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된다. 그것조차도 2012년에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욱일문양, 즉 욱광(旭光)은 일본의 신화에서 기원해 아주 오랫동안 사용된 문양이다. ‘군국주의, 제국주의’의 상징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각 지역 행사 등에서 평범하게 사용된다. 자위함기 등으로 사용되는 욱일기를 굳이 다른 상징체와 비유하자면, 나치독일 시절부터 사용되었던 독일의 ‘철십자’와 같다. 이는 현재까지 독일의 국방군 문양으로 사용되고 있다.

독일에서 하켄크로이츠를 금지하고 있는 이유는, 당시 전쟁에서 공식적으로 승리한 연합군이 나치당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패전국인 독일의 입장에서도 나치당을 청산하기 위해 해당 무늬가 금지된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서 욱일기를 반대한다면, 더 본질에 가까운 ‘일장기’에 대해서는 왜 그러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인가? 결국 "하켄크로이츠가 금지된만큼, 욱일기도 금지되어야 한다"라는 좌파의 반일선동은, 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안 하는 것이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문재인 정부는 그놈의 ‘평화 쇼’를 위해 대한민국 육·해·공군, 해병, 전통 의장대까지 도열시켜 김정은에게, 정확히는 김정은이 오동통한 손을 내밀어 흔들고 있는 방탄차를 향해 집총경례를 시켰다. 이에 대해 누군가 "이번 전용기 의원의 논리대로라면, 당시 현충원에 잠들어계신 선배 호국영령들께서 피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탕탕 치며 통곡하셨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전용기 의원에게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정치인을 기다린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