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 승리 시 한반도 정책 전망

하원 의장, 외교·군사위원장 등 모두 대북 강경파로 채워질 듯
상원 이기면 외교위원장은 한일지소미아 파기반대 의원 유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열린 8일(현지시간) 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오는 15일에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해 대권 도전 선언을 시사했다.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열린 8일(현지시간) 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오는 15일에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해 대권 도전 선언을 시사했다. /로이터=연합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가 점쳐지자 국내에서도 향후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 한 곳이라도 장악하면 바이든 정부 정책은 선회가 불가피하다. 만약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대북압박 강도가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 승리 시…하원의장, 하원 외교위원장·군사위원장 모두 대북 강경파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선거예측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을 인용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하면서 이 경우 하원의장과 상·하원 외교위원회, 군사위원회 위원장을 누가 차지하게 되는지 설명했다.

공화당이 하원을 차지할 경우 후임 하원의장은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차지하게 된다. 지금은 미국 내 물가상승과 경제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맥카시 의원은 2017년 "전략적 인내는 김정은 정권에게 핵·미사일 개발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하원 외교위원장과 군사위원장은 각 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맥카울 의원과 마이크 로저스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맥카울 의원은 북한과 관련해 김정은 정권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에도 최대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로저스 의원은 올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이 이어지자 북한 미사일을 막을 본토 방어망 확충을 바이든 정부에 촉구해 왔다.

◇상원서 다수당 되면…한일지소미아 파기반대 의원이 차기 외교위원장

공화당이 상원에서도 다수를 차지하면 당연히 상원 외교위원장도 바뀐다. 차기 외교위원장에는 제임스 리시 의원이 유력하다. 리시 의원은 2019년 문재인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를 외쳤을 때 이를 취소하라는 상원 결의안을 주도했다.

리시 의원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마르코 루비오 의원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파이브서티에잇’은 전망했다. 루비오 의원은 그동안 상원 정보위와 외교위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북핵 대응부터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발의 등 한반도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文정부 ‘탈북어민 강제북송’ 비판했던 하원의원도 당선 유력

문재인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을 거듭 비판했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의장 크리스토퍼 스미스 의원도 이번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하다.

스미스 의원은 지난해부터 한국 정부의 인권정책을 점검하는 청문회를 개최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1월 탈북어민을 강제북송한 사건을 다뤘다. 당시 스미스 의원은 "인권에 대한 모든 것을 거스른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매우 진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국 안보전문가들은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고 바이든 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즉각 급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요한 변수는 북한의 도발 강도라고 지적했다. 미국외교협의회(CFR) 스콧 스나이더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향후 북한의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이 중간선거가 끝난 뒤 미국을 겨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자행하면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게 되고 결국 바이든 정부도 이에 따라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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