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가 3고(高) 따른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3분기 호실적을 이어갔다. 사진은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출입구에서 고객들이 개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
백화점 3사가 3고(高) 따른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3분기 호실적을 이어갔다. 사진은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출입구에서 고객들이 개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에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백화점 문이 열리기 전부터 북새통을 이루는 ‘오픈 런’ 현상까지 빚어질 정도로 명품의 인기가 계속되는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야외활동이 늘면서 패션과 캠핑 상품 등의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아울러 연말 특수가 예상되는 4분기 역시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백화점 3사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증가한 768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0억원 이상 뛰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 매출 3조원 달성 목표도 점점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의 깜짝 호실적에는 명품과 함께 패션 부문의 급성장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의 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5% 증가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백화점 사업 매출 역시 62.9% 고속성장하면서 롯데백화점의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6096억원, 영업이익은 1094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19.8%, 50.5% 증가했다. 추석 명절 실적도 지난해보다 21.1% 늘어났다.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긴 셈이다. 백화점 사업의 호조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백화점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매출은 5607억원, 영업이익은 96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패션과 화장품 등 마진율이 높은 상품이 잘 팔리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6%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은 레저 인구가 증가하면서 골프와 아웃도어 부문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 사업의 호조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4~9월까지 백화점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정판 명품을 구매해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리셀 테크가 성행하면서 명품 수요가 앞으로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패션·아웃도어·화장품 등 고마진 상품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기대를 더 하고 있다. 더욱이 월드컵,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 대목을 앞두고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백화점 업계의 호조는 4분기 역시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이태원 참사로 가라앉은 사회적 분위기는 변수다. 백화점업계는 예년보다 연말 행사를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이것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외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다음 분기 역(逆)기저효과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역기저효과는 기저효과와 반대로 직전 분기에 너무 좋은 실적을 올려 상대적으로 이번 분기에 평범한 실적을 냈음에도 성장을 못한 것으로 평가절하되는 것을 말한다.

백화점 사업과 달리 동네 골목상권은 여전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16.4% 증가했다. CU, GS25 등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편의점 매출도 같은 기간 23조2000억원으로 9.9% 늘었다. 반면 동네 슈퍼마켓과 잡화점은 34조6000억원으로 0.4%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동네 슈퍼마켓 등 골목상권만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것이다.

당분간 동네 슈퍼마켓의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네 슈퍼마켓과 경쟁 관계에 있는 편의점 매출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일·새벽 배송을 앞세워 쿠팡, 네이버 등 이커머스 업체까지 골목상권에 가세하면서 동네 슈퍼마켓의 시름을 짙어지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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