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사고 직전의 세계음식문화거리 모습. /SNS 캡처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사고 직전의 세계음식문화거리 모습. /SNS 캡처

이태원 압사사고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좌파는 윤석열 정부와 서울시, 용산구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사고의 1차적 책임이 수많은 인파를 골목으로 끌어들인 유흥업소들에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고 현장 옆 클럽들은 사람이 죽는 와중에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호객행위를 했다는 지적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태원 압사사고 이튿날부터 거론된 이태원 A클럽

사고 이튿날 네이트판 등에는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 A클럽을 거론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압사사고 현장에서 운 좋게 탈출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들은 사고 당시 사람들이 죽어가면서 비명을 지르자 그 옆에 있던 A클럽이 오히려 음악을 더 크게 틀었다고 주장했다.

A클럽 안전요원들이 인파를 피해 가게로 피신하려는 사람들을 "나가라"고 밀쳐내 죽을 뻔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페이스북 등 SNS에는 "A클럽은 이날 바깥에서 다 보이는 2층 무대 위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이 춤을 추게 했고, 이를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사고 피해가 더 컸다"는 주장이 사진과 함께 돌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압사사고를 알아챈 직후 A클럽 사장과 직원, 보안요원들이 인파에 쓸려가던 사람들을 구출했다"며 "이상한 소문을 내지 말라"는 반박 글도 올라왔지만 A클럽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더 크다.

◇핼러윈 때 이태원, 유명 클럽과 ‘감성주점’ 온 사람들 적지 않아

이태원 사고 직전, 현장인 클럽 골목에서 바니걸 코스프레를 한 여성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NS 캡처
이태원 사고 직전, 현장인 클럽 골목에서 바니걸 코스프레를 한 여성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NS 캡처

핼러윈 때 이태원에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한 건 몇 년 전부터다. 해밀턴 호텔 주변 골목 클럽과 ‘감성주점’이 유명해진 게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곳에는 유명 클럽 2곳과 감성주점 8곳이 있다.

‘감성주점’이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를 하지만 실제로는 클럽이다. 젊은 층 사이에서 ‘감성주점’은 강남이나 홍대 클럽처럼 ‘원나잇’을 위해 ‘헌팅’하는 곳으로 통한다. 현재 ‘감성주점’ 영업을 허용한 지자체는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광진구, 광주 북구와 서구, 울산 중구, 부산 부산진구다. 용산구는 올해 3월 김정준 구의원(국민의힘)의 조례가 통과돼 영업이 가능해졌다.

◇클럽과 감성주점, 객석 1㎡당 1명 입장 안전규정 거의 안 지켜

‘감성주점’은 객석 1㎡ 당 1명 이상의 인원을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규정이 있다. 사실 클럽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규정을 지키는 클럽이나 ‘감성주점’은 거의 없다. 안전규정 위반은 사고로 이어진다. 2019년 7월 27일 새벽 광주 서구 치평동 클럽 내부 시설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클럽 관계자 2명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이번 이태원 압사사고도 광주 클럽 시설물 붕괴사고와 유사한 점이 많다. 다만 사고가 도로에서 일어났다는 점, 클럽과 주점이 사고에 대한 책임이 없는 것처럼 비춰지는 점이 다르다.

◇분위기와 술에 취한 인파와 주점·클럽들, 경찰 말 안 들어

핼러윈 기간 동안 엄청난 인파 덕분에 큰 수익을 올린 클럽과 ‘감성주점’은 이태원 압사사고 책임 논란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있다.

핼러윈 때 이태원에 몰려든 사람들은 경찰 계도를 잘 따르지 않는다. 어떤 취객은 경찰에게 시비를 걸거나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클럽과 ‘감성주점’은 소위 ‘대목’이라며 경찰이 고객들을 통제할 경우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큰 소리를 친다. 그러면서 안전관리엔 별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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