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로 향하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환송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로 향하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환송 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의힘 내부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다시 분란 모드로 접어들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법정 싸움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정진석 비대위가 안정을 찾아가는가 했지만 이태원 참사 이후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저나오고 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 당 지도부는 ‘선 수습, 후 책임’이라는 정부 기조에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진 사퇴 혹은 경질을 꾸준히 주장하면서 분란의 중심에 있다. 거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기간 MBC 출입기자들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 논란이 불거지자 그동안 잠잠한 듯했던 이준석 전 대표도 가세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의 SNS에 "‘자유’라는 두 글자가 가진 간결함과 무거움, 그리고 어려움"이라고 썼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한 것으로 해석됐다. 유 전 의원도 지난 11일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팻말은 허언이 돼 버렸다"며 "멋있는 말의 성찬은 아무 소용 없다. 문제난 아니라 실천이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지도자의 위선과 거짓을 국민은 꿰뚫어 본다"고 윤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내년 있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유 전 의원의 사전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정이 한마음으로 사고 수습을 우선시해야 할 시점에서 당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당내 주류 인사들은 바로 반격에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9일 당원 행사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대통령 영향력과 비교하면 1000분의 1밖에 안 된다. 우리는 윤 정부가 성공하도록 뒷받침을 잘해야 한다"며 당 내 분란을 일으키지 말 것을 강조했다.

김행 비대위원도 유 전 의원에 대해 날을 세웠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구성원 중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상시적으로 비방하고 욕하는 분들이 있다"며 "민주당의 부당한 정치공세에는 한마디도 비판한 적 없는 사람들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발언을 왜곡, 호도, 매도하고, 내부를 향해서만 뒤틀린 언사를 남발한다면 우리의 동지가 될 수는 없다"고 적었다.

김 비대위원은 유 전 의원을 겨냥, "당권 주자로 불리는 한 전직 의원은 며칠 전 윤석열 대통령의 말씀을 ‘인간적, 윤리적, 국가적으로는 잘못된 말’이라고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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