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선희, ‘다니엘기도회’서 간증...어두웠던 가정의 변화 등 전해

지난 12일 다니엘기도회에서 간증 중인 정선희 집사.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12일 다니엘기도회에서 간증 중인 정선희 집사. /유튜브 영상 캡처

“방송을 하려면 좀 에너제틱하고 뭔가 열정적이고 장악력이 있어야 되는데, 저는 엄청나게 소심하다. 겁도 많고 이런 자리는 도망가는 딸이다. 저는 혼자 위로 받길 원하고 치유하는 데 바쁜, 아직 갈 길이 먼 그런 성도입니다. 근데 정신을 차려 보니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하나님의 그 계획하심을 저는 늘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으면 따르는 수밖에 없어요. 오늘 집회가 소심한 딸에게 하나님께서 하나의 영역을 키우셔서 확장시켜 주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오륜교회와 온라인에서 진행된 ‘다니엘기도회’에서 간증자로 나선 방송인 정선희 집사는 이같이 말을 시작했다. 정 집사는 이날 오랜 불교 집안인 자신의 가정에서 어머니부터 자신, 아버지까지 기독교인이 된 일화를 간증했다. 또한 어두웠던 그녀의 가정사를 하나님이 이를 이를 어떻게 변화시키셨는지 등도 전했다.

정 집사는 “저희 집은 오래된 불교 집안이었기 때문에 17년간 불자였던 어머니가 갑자기 바뀌어서 교회를 나간다는 것 자체가 사실 와 닿지 않았다. ‘아버지가 사업이 잘 안 되니까 어머니가 그냥 종교를 한번 바꿔 보는구나’ 그 정도로 생각했다. 바로 새벽기도 가시고 방언 은사 받으시고, 작은 개척교회였는데 어머니가 천군만마처럼 일하셨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는 굉장히 예민하고 섬세하다. 굉장히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아버지가 기복이 많아 신경질적인 부분이 많았다. 그런데 어머니가 교회에 가고 즐거운 얼굴이 됐다. 늘 감사가 흘러넘치고 찬양이 흘러나왔다”고 했다.

또한 “너무 놀라운 건, 어머니가 교회 가고 나서 아버지 사업이 망했는데, 어머니가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었다. 사업이 안돼서 사업을 일으키려고 교회를 가본 건데, 그렇게 되니 아버지가 시험에 드셨다. 부부관계가 굉장히 안 좋았고, 아버지는 같이 가던 교회를 안 나가기 시작했다. 그 무렵에 제가 투입됐다”고 했다.

정 집사는 “그때 방송생활하면서 굉장히 허무함과 고독함을 많이 느꼈다. 나의 일상을 지키지도 못한 채 가서 술 마시고 그들 앞에 내 모든 것을 마치 프리젠테이션 하듯이 ‘내 재능을 보고 방송에 제발 픽업해 주세요’. 이런 모든 생활에 좀 지쳐가고 있던 차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주일예배부터 출발하는데, 새벽기도로 먼저 출발했다. 나중에 어머니가 작심한 그 교회가 저랑 관계가 있던 교회였던 걸 알았다. 아버지와 불화가 심할 때 교회 불빛을 보고 엉금엉금 3~4번 정도 기어가 펑펑 울다가 검은 눈물을 흘리면서 잠이 들었던 곳이 그 교회였다. 하나님은 정말 치밀하신 분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정 집사는 “하나님 만나면 따질 생각밖에 없었다. 너무 지쳐 있었고, 세상에 너무 불공평했고, 가난이 너무 피곤했고, 외로웠고, 내 스스로가 너무 싫었다. 뭔가 좀 대상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어머니가 새벽기도 가자고 해서 갔는데, 방언기도가 문화적 쇼크였다. 사람 입에서 개구리 소리가 나는데, 어떤 분은 비행기를 타고, 일상에서 보던 일반적인 반응이 아니었으니까 겁이 나서 뛰쳐나간 적도 몇 번 있었다. ‘이 교회 조사해 봐야 되는 거 아니야?’ 이러면서 약간 수사 마인드로 접했던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3일이 지나고, ‘내가 진짜 이렇게까지 왔는데 왜 안 만나 줘’ 이랬는데, 어머니를 믿었다. 어머니가 그렇게 바뀌실 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어머니는 이런 거 너무 싫어하고 의심 많은 유별난 분이었는데 ‘할렐루야’ 하면서 노방전도하니, 저 여인이 저렇게 바뀌는 데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지도 않으면서 한 달을 넘게 교회를 갔고, 하나님을 만났다”고 했다.

또한 “옛날 간증은 비포-애프터가 극적이었는데, 저는 ‘나 이런 확실한 기적을 체험했어’라는 게 아니라 좀 밋밋하다. 근데 그 애매한 만남으로 충분히 인생이 전복될 수 있다”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압도당하는 경험이었다. 너무나 가늘고 너무나 찰나였지만, ‘내가 너를 사랑한다’라는 게 확실하게 제 가슴으로 들어왔다. 그 모든 걸로 또 대치가 안 되는, 완벽하고 절대적인 하나님의 사랑의 고백이 들어왔다. 이 고백이 저를 꼼짝 못하게 한다”고 했다.

정 집사는 “저는 저 스스로도 사랑하지 못했다. 제 스스로도 끔찍할 만큼 초라했고 비참했다. 모든 요구 조건에서 다 비껴나간 존재인 것 같았고, 나는 쓸데없이 버티고 있는 인형 인간인 것 같았다”며 “근데 그분이 그냥 쓱 들어오셔서 그런 걸 다 찢어내고, ‘너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고 하셨다. 내가 이렇게 압도적인 사랑을 받아도 되나, 내가 이렇게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나, 그래서 처음 터져 나온 말이 ‘주님 죄송해요’였다. ‘주님이 저를 이렇게 사랑하는 줄 몰랐어요. 제가 주님이 계시는지 몰랐어요’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조롱하고 비아냥거렸던 모든 주님과 관련된 것들이 꿀꺽꿀꺽 넘어오기 시작했다. 그 다음엔 감사가 밀려왔다. 사랑한다는 위로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너무나 근사해질 수 있다는 그 희망까지 총체적인 과거 현재 미래의 정답을 꽂아주셨다. 견딜 수 없이 벅차고 기뻤다. 감사가 밀려오니까 ‘내가 하나님 만나면 이거 따질 거야. 진짜 가만 안 둘 거야’ 했던 게 다 날아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랑받는 것에 대한 감사가, 너무 많은 사람들을 미워하고 너무 싫어하는 제 스스로를 예뻐하고 용서하게 된 것처럼, 감사 앞에서는 어떤 감정도 어떤 의문도 중요하지 않게 됐다”며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체험했다라고 느껴진 순간부터 미친 듯이 웃는다. 상황은 안 바뀌는데 너무 다 아름답다.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정 집사는 “근데 문제는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제가 뜨거워질수록 너무 무섭게 변해갔다.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이렇게 무기 같은 걸 베개 밑에다 넣어놓고 잔 적도 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해칠까 봐 방송을 하면서도 계속 연락이 오면 막 미친 듯이 달려간 적도 있고, 응급실에서 어머니를 구해낸 적도 있다. 근데 (대중에게) 이걸 들키면 안 된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근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또 병원으로 호송됐다. 공포와 분노 때문 통제가 안 됐다. 교회에 가서 ‘내가 죽든 아빠가 죽든 둘 중에 하나는 갈 거’라고 열이 받아서 씩씩대고 있었다. 그런데 제 머리가 식어가면서 조금 진정이 되니까 어이없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가서 아빠를 좀 안아 줄까 싶었다. 이게 제 생각이면 미친 거다. 아빠랑 맞짱 뜨고 끝을 보겠다고 했는데 아빠를 안아 주다니. 다시 기도하면서 ‘하나님 주시는 메시지 아니죠?’ 이랬다. 한 시간 넘게 울부짖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집에 들어갔다”고 했다.

정 집사는 “‘내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난 모르겠어요. 하나님, 솔직히 나는 나를 못 믿겠으니까 하나님이 해결해 주세요’ 이러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여니까 목탁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가 술상을 놓고 불교 채널을 틀어 놓고 계셨다. 모녀에게 대적할 수 있는게 불교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그 순간 공포가 사라지고 꼬맹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고집쟁이 남자애가 보였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 옆에 풀썩 앉고 아버지를 안고, ‘아빠, 내가 미안해. 신경을 못 썼어’ 그랬더니 아버지가 ‘외롭다’고 우셨다”고 했다.

정 집사는 “아버지의 고백에 얼마나 차디차게 아버지를 외면했는지 하나님이 다 보여주셨다. 내가 우리 가족의 필요악이라고 무시하고 원망했던 그 모든 일련의 행위들이 아버지가 하나님 곁에 가는 걸 방해하는 역할이었다. 아버지를 끌어안고 많이 울었다. 근데 그 이후에도 아버지가 안 바뀌었다. 그러나 놀랍게 제가 바뀌었다. 아버지가 술 드시고 이런 모습이 다 재롱으로 보였다. ‘외롭다’고 아우성치는 것으로 느껴졌다. 긍휼함과 측은지심이 샘처럼 솟아올랐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가 주님을 만나고 예배드리며 아멘을 외치기까지 25년 정도 걸렸다”며 “가나안 땅을 찾아가는 그 출애굽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도가도 끝이 없고 불기둥 물기둥 다줘도 만날 의심하고 그러는데, 그게 저였다. 큰 그림으로 보면 하나님이 어떤 계획을 세워 놓았는지 알지만, 나는 그림 안의 퍼즐이기 때문에 난리치다 감사하다 극성스럽게 25년이 지나갔다. 그 안에 감동도 있고 뉘우침도 있고 재정립도 있었다. 고난에 대한 공식을 배웠다. 하나님께서 힘을 주시면 인간은 고난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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