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연주자 김준영이 벨기에 4개 도시에서 12회 연주회를 가진다. 한국의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에 관한 강연을 동반한 무대로서,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 보드왕 드제르의 거문고 및 가야금 창작곡이 함께 연주된다.

거문고 연주자 김준영(44)과 작곡가·바이얼리니스트 보두앙 드 제르(Baudouin de Jaer)가 벨기에 4개 도시에서 12차례 순회 연주회를 갖는다. 16일부터 열흘 간 ‘거문고, 한국음악과 현대음악의 발견’ 제목의 렉처콘서트, 강연을 겸한 연주무대인 셈이다. 한국전통음악 전문가이기도 한 드 제르가 브뤼셀·몽스·나뮈르·리에쥬 등 도시를 함께 돌며 자신의 가야금·거문고 창작곡을 더불어 선보인다.

벨기에는 인구 규모나 국력이 서유럽의 대국엔 미치지 못하나, 유럽연합 본부(브뤼셀)가 있고 일찍부터 유서 깊은 문화 중심지다. 세계적인 유명 음악·미술·패션·영화 학교들이 있다. 이번 연주회를 통해 거문고와 한국전통음악의 매력이 벨기에 각 도시 왕립음악원과 문화센터 등에서 다양한 관객을 만나게 될 것이다. 12회 중 3회는 현지 음악전공생과 교수진이 모이며, 9회는 일반 음악애호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거문고의 특징과 소리부터 한국음악에 대한 심층적인 강의까지 아우를 예정이다.

전통 산조는 물론 드 제르와 김준영의 창작곡, 전통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거문고 연주를 선보인다.

김준영(44)은 국립국악고등학교·서울대학교 국악과에서 거문고를 전공했다.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구적 연주자이기도 하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정단원이며 프로젝트 그룹 ‘거인아트랩’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입담이 좋아 ‘강의 잘하는 연주자’ 명성 또한 높다. 추임새를 언제 넣는지, 왜 가야금을 ‘뜯는다’ 거문고를 ‘탄다’고 하는지, 국악의 역사와 악기에 관한 세세한 이야기들까지 전문연주자로서 흥미롭게 풀어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영은 거문고 작품의 해석 및 연주 실력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이후 전통음악의 본질을 탐구해 현재에 공유하려는 노력들이 눈길을 끌었다. 거문고연구회 동보악회 회장을 역임하며 창작 거문고 합주곡의 지평을 넓혔고, 독일 현대음악그룹 아시안아트앙상블과의 협연, 한국음악 워크숍 진행 등 폭넓게 활동해 왔다. 드 제르는 2012년과 2013년, 외국인 최초로 창작 가야금 산조와 거문고 연주 음반을 발매했다. 서울대학교 음대, 국립국악원 등과 공동 작업으로 전통악기 및 국악관현악단을 위한 곡을 쓰기도 했다.

외교부 공공외교 한국주간행사 및 ‘사운드 코리아’ 한국음악콘서트 시리즈의 일환인 이번 렉처콘서트는 벨기에 한국문화원이 주최하고 국립국악원이 협력한다. 21일 브뤼셀 현지 문화원에서 열리는 공연에 누구나 예약만 하면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김재환 유럽연합 문화원장이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단순히 거문고연주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것에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강연과 콘서트가 어우러진 형태로 현지인들이 한국전통음악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