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에 익숙한 젊은 감독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갈까

'블랙팬서:와칸다포에버'.
'블랙팬서:와칸다포에버'.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는 2018년작 ‘블랙 팬서’의 속편이다. ‘블랙 팬서’ 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이 영화로 ‘가장 젊고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감독이라는 두 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그는 올해 36세로 만화에 익숙한 세대다. 그의 만화적 상상력이 영화로 제작될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그래픽 기술 덕분이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2018년 ‘블랙 팬서’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젊은 흑인 감독의 영화인생은 거침없다. 약관 27살에 각본을 쓰고 감독한 저예산 영화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끌기 시작하더니 ‘블랙 팬서’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이 영화는 밀림 속 가상의 왕국 와칸다의 전사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지만, 영화적 상상력은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는지를 상념하게 만든다.

밀림과 물속의 은둔 왕국 와칸다와 네이머, 그리고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광물질 비브라늄, 그것을 탈취하려는 미국정보국. 이런 구성이 가능한 것은 오늘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희귀금속에 힘입었다. 세계 각국은 희토류를 확보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고, 이것을 먼저 손에 넣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 영화는 이러한 현실이 바탕이 되었다.

그런데 영화 속 비브라늄이란 광물질은 현실에 없다. 비브라늄(Vibranium)은 마블 코믹스가 만든 만화에 등장한다. 비브라늄은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블랙팬서 슈트와 발톱을 만든 물질이다. 그것은 5억 년 전 외계행성으로부터 운석 모양으로 지구에 떨어졌다. 비브라늄은 남극 세비지 랜드와 와칸다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와칸다 비브라늄은 진동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를 흡수하고, 남극의 세비지 랜드 비브라늄은 근처에 있는 금속들을 모두 녹여버린다. 이 물질은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의 다른 이름이며, 이것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전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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