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김대호

한국에서 보수 이념의 혁신을 주장하는 정치인이나 논객 중에 ‘냉전반공주의’ 및 ‘천민자본주의’와의 결별을 역설하는 사람이 많다.

전자는 북한과 공산주의를 두려워한다. 냉전 구도의 붕괴도 모르고, 남북 화해·협력도 꺼리는 행태를 말한다. 그 실체는 아마 광장에서 태극기·성조기를 흔드는 행동하는 보수일 것이다. 후자는 탐욕에 눈이 멀어 갑질·정경유착·부동산 투기·황제 경영 등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 행태를 말한다. 그 실체는 재벌·대기업·자본·부자일 것이다.

그런데 개혁·개방이 중국의 민주화와 세계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무참히 꺾였다. 북한의 중국화가 아니라, 중국의 북한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러시아·북한과 자유진영 간의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핵무력을 완성했고, 민주진보진영의 조직·투쟁력의 핵무력인 민노총은 종북주사파적 집행부가 장악하고 있다. 이쯤 되면 보수 정당은 신냉전반공주의를 이념 중 하나로 채택해야 마땅하다.

천민자본주의라는 비난도 어불성설이다. 한국의 재벌·대기업·중소상공인 중 국가의 보호장벽 안에서 편하게 장사하는 존재는 없다. 오히려 천민자본주의 운운하는 자들, 즉 정치인·언론인·인문사회학 교수· 노조 간부·법관·공무원들이야말로 국가의 보호장벽이나 세금에 기대어 산다.

글로벌 경쟁을 하는 곳은 예외 없이 세계적 수준의 상품서비스, 즉 한류를 만들어왔다. 사고와 행동도, 출발은 천민이었을지라도 개방과 경쟁이 신사로 만들었다. 하지만 국가의 보호 규제 장벽 안에서 노는 존재치고 저질화·퇴행화·천민화 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천민’이라는 말이 필요한 곳은 자본주의가 아니라, 폭민과 중우와 거짓선동에 의해 지배되는 민주주의다. 결별은 천민 운운하는 자들과 해야 한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