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정구사)은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 냉철한 이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면, 자신들의 이념적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가질 것을 촉구한다.

천주교대전교구 박주환 신부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이미지를 SNS에 올리면서 ‘비나이다 비나이다’라는 저주의 기원을 적었다. 경찰들을 향해서도 ‘여러분에게는 무기고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시해를 노골적으로 선동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박 신부는 정구사 소속이다.

박 신부는 자신의 메시지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자 ‘무기고가 있다고 했지 총을 들라고 한 적이 없다’며 얄팍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신도들의 영혼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사제로서의 양심은 둘째치고, 한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정직성마저 팽개친 야비한 언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박 신부의 막가파 행각을 응원하듯 정구사는 14일 이태원 희생자 추모 미사를 갖고 희생자 명단을 일일이 호명하며 공개했다. 이런 명단 공개에 대해 ‘패륜’이라며 비판이 쏟아지자 정구사의 김영식 대표 신부는 "이게 패륜이라면 백번 천번이라도 패륜을 할 것"이라고 오만불손한 태도를 감추지 않았다.

정구사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여로 한때 신앙인들의 실천적 양심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들의 실천적 양심은 극히 편향적이다.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위해 거창한 추모 미사를 가진 이들이, 과거 서해교전이나 연평도 포격 등으로 희생당한 꽃다운 장병들이나 국민들을 위해 추모 미사를 가졌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

종교인의 현실 참여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하기 어렵다. 다만 그 현실 참여가 종교인 개인의 양심과 역사적인 합리성에 어긋나지 않기를 기대할 뿐이다. 하지만 지금 정구사 소속 신부들의 행동은 개인의 양심에도, 역사적인 합리성에도 어긋난다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5년간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을 망가뜨릴 때, 정구사 소속 신부들의 양심과 역사의식은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게 당신들의 목표라면 그 정체성을 분명히 해라. 종교를 외피 삼은 사기꾼 집단이라는 오명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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