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전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부터 4박 6일간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동맹의 단단함을 확인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 강화, 3년만의 한중 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특히 순방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성사 여부가 확실치 않았던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됐으며, 예정에 없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한중정상회담도 순방 도중 전격적으로 성사되며 러시아를 제외한 한반도 주변 4강국과의 정상회담이 취임 6개월만에 모두 이뤄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특수한 상황 속에 있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휴전 또는 종전 협정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한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1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순방에 대한 성과를 평가했다. 김 실장은 이번 순방을 통해 6개 핵심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통해 △우리정부 최초로 독자적 인도·태평양 전략 발표 △한-아세안 연대구상 발표 △한미동맹 강화 위한 구체적 논의 △한미일 3국 협력 확대 △한일정상회담 개최 △2019년 이후 첫 한중정상회담 개최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순방을 통해 우리나라 외교의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며 "윤 대통령은 9월 유엔총회에 이어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발표를 통해 우리 외교가 나아갈 방향과 원칙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갇혀 있던 외교 시야가 세계경제 60% 차지하는 인태지역으로 대폭 확대된 것이자, 한국의 높아진 위상에 맞게 역내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단 의지를 분명히 각인시켰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미오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한국판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을 발표한 것도 우리 정부 최초의 독자적 외교노선 발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는 한편, 한·미·일 모두 북한의 핵 개발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최대의 문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한 것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물론 앞으로의 과제도 남아있다. 윤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관련해 중국이 이를 지지하지 않는 다는 입장을 전향적으로 표시해 줄 것을 전했으나 중국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중국 측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윤 대통령에게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우선시하기보다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더 비중을 둘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어떤 대응방안을 마련할 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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