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의원회관에서 ‘탈북민 선교 현장에서 본 인권 유린 실태’ 화요집회 열려
북한인권·한변·올인모 주최...‘꽃제비’출신 탈북 목사‧20년 탈북선교 목사 발표

“세 숟가락 밥 주며 도둑질 시키고, 상처 곪아 터져도 조치 안 해주는 환경”
“탈북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 강 건너기 전 죽음...강제북송 꼭 막아야”

탈북했지만 북송돼 두 아들 잃은 어머니...다리한쪽잃은 꽃제비 등 사연 전해
탈북과정에 중국감옥 갇힌 탈북자, 여섯번 팔려와 조선족과 사는 북한주민도 

“김정은에게 우리 국민이 한 목소리로 인권 외면하지 말라고 강력히 외쳐야”

1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린 제186차 화요집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최측
1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린 제186차 화요집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최측

“북한의 인권 유린에도 무덤덤한 것이 문제입니다. 기독교의 기본 정신인 이웃 사랑이 실천되어야 해요. 우리의 이웃 중에는 북한에 있는 동포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헌법상으로도 우리 국민입니다. 단지 대한민국 통치권이 미치지 못할 뿐이에요.”

지난 15일 오후 (사)북한인권(이사장 김태훈)‧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올바른북한인권법을 위한시민모임(올인모) 공동주최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린 제186차 화요집회에서 인사말을 전한 김태훈 이사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탈북민 선교 현장에서 본 인권 유린 실태’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는 먼저 북한 꽃제비 체험을 했던 변종혁 목사(청라 사랑의교회 부목사)가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전했고, 이어 청라 사랑의교회 담임 박용배 목사(청라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예장 개혁 북한선교국 국장, 사단법인 북한인권 행사준비위원회 종교본부장)가 탈북민 선교 목사로써 경험한 중국에서의 탈북자 인권 유린 실태를 보고했다. 이후 ‘국내 미입국 탈북자의 인권 개선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한 질의 및 토의시간이 있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변종혁 목사는 함북 회령 출신으로, 꽃제비의 삶을 겪다 12세이던 1999년부터 총 6차례의 탈북을 시도한 후 한국에 들어온 후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됐다. 그의 첫 탈북은 중국의 친척 집에 머물고 있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두만강을 건너며 시도한 것이었고, 이때 구호소에 수용된 동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고 어린 나이에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이후 북한에 남아 있던 누나와 동생을 탈북시키기 위해 두 차례 북한에 들어갔다 중국 공안원에 붙잡혀 북한으로 넘겨지는 등의 일을 겪었다.

변 목사는 “꽃제비’라는 말은 러시아어로 코제비에(방랑자), 중국어로 화자(거지)라는 말의 의미가 있으며, 부모를 여읜 고아들을 말한다”며 “꽃제비들은 북한의 구호소로 넘겨진다. 그 안에서 죽어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살기 위해 탈북을 했다. 특히 ‘꽃제비 수용소’란 1990년대 후반에 만든 꽃제비 구호소로, 세 숟가락밖에 안 되는 밥을 주며 도둑질을 시키고 상처 부위에 파리가 붙고 곪아 터져도 조치해주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6.25 전쟁 사망 및 실종자가 약 300만 명인데, 고난의 행군(1995~2000년) 사망자가 약 300만 명에 달한다”며 “꽃제비에게 노동을 시키기 때문에 노동하다 틈을 타 도망갈 수 있다. 그런데 두만강과 압록강이 시체의 강이라 불린다.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하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강을 건너기 전에 시체가 되기 때문이다. 강제 북송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발표한 박용배 목사는 1998년부터 20여 년간 북한 탈북 선교사역을 해 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탈북민 선교 목사가 경험한 중국에서의 탈북자 인권 유린 실태’를 발표했다. 

그는 다양한 실물 사진과 함께 탈북자를 가장한 북한의 특무대장, 탈북자로 위장해 마약을 판매매하는 판매책 등에 대해 고발했고, 탈북자를 돕다 살해당한 장백조선족교회의 한충렬 목사, 탈북했지만 북송돼 두 아들을 잃은 어머니, 아들을 두고 북송되고 만 어머니, 다리 한쪽을 잃은 꽃제비, 탈북 과정에 중국 감옥에 갇힌 탈북자, 여섯 번째 팔려와 조선족과 살고 있는 북한주민 등의 안타까운 사연에 대해서 알렸다. 또한 여러 어려움 가운데 탈북자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고 수술비를 지원한 일, 북송될 위기에 처한 탈북민을 구한 일화도 소개했다.

이날 질의 및 토의 시간에 참여한 탈북 작가 림일 씨는 “북한 주민은 식량난에 허덕이는데, 김정은은 인사하듯 미사일만 계속 쏘는데 이건 정말 잘못됐다”며 “이 북한의 통치자에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한 목소리로 북한 인권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강력히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