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미카
와타나베 미카

지난 13일, 아세안+3 정상회담이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이 연속적으로 이뤄졌다. 미일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그리고 한일 정상회담 순으로 개최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대면 회담은, 지난 9월 뉴욕에서 약식 회담이 열린 후 2개월 만이고 정식 회담은 3년 만이다. 이번 회담에는 기시다 총리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두 정상은 예정했던 30분을 넘겨 45분 동안 얘기를 나누었다.

이번 연속 정상회담의 최대 주제는 반복적인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3개국의 억지력 강화다. 특히 회담 직후에 발표된 한미일 3국의 포괄적 공동성명은 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이 성명서에는 북한 미사일 경계 정보를 실시간 공유할 것을 명기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 공유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2019년 8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 협정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지소미아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경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함을 명기한 것은 실질적인 지소미아 회복 또는 지소미아 이상의 협력 관계 구축을 의미한다. 이것이 실시된다면, 북한 도발에 대한 즉각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3개국이 각각 탐지한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면 미사일 발사 지점, 궤도, 도달 예측 지점 등을 분석하는 정확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정상회담에서는 한미일 경제안보협의체를 신설하고 미국 핵우산 강화도 약속했다. 북핵 확장 억지력으로서 전술핵을 배치하는 방안도 있지만, 특정 지역이 북한 공격의 표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움직일 수 있는 전략무기가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은 김일성 때부터 대남 적화전략의 하나인 ‘갓끈 전술’로 한미, 한일 관계를 끊임없이 이간질해 왔다. 한국의 종북세력도 정치적으로 어려운 국면에 처할 때마다 반미·반일을 외치며 여론과 민심을 흔들어 왔다. 특히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한일 관계는 최악에 달했다. 이를 회복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김정은이 이를 돕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양국 국민의 위기의식이 매우 높아졌고 한일관계 정상화가 소중해진 것이다. 김정은이 한일 관계 회복에 오히려 도움을 주고 있는 현상이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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