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마지막 말 '충돌'...加언론, 두 사람 '대화 내용' 보도
트뤼도 "캐나다는 자유롭게 공개...솔직한 대화를 지지" 입장 밝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냉랭한 모습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연회에서 포착됐다. /주요 20개국(G20) 연회 풀(POOL) 영상 캡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냉랭한 모습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연회에서 포착됐다. /주요 20개국(G20) 연회 풀(POOL) 영상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냉랭한 모습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포착됐다.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연회에서 시 주석과 트뤼도 총리의 짧은 대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공개 대화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데 대해 시 주석이 항의하는 장면이었다.

현장의 대표취재(pool) 카메라에 포착된 56초 분량 동영상을 보면, 시 주석과 트뤼도 총리가 마주 보면서 통역을 거쳐 대화하고 있다.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이 모두 신문에 실렸는데 이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시 주석이 지적한다. 이어 "성과 있는 논의를 위해선 진정성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결과에 대해서 말하기 힘들다"고 부연했다. 시 주석 얼굴엔 희미한 미소가 있었으나, 고개를 젓는 등 불편한 기색도 내비친다.

통역을 통해 듣고 있던 트뤼도 총리가 시 주석의 말을 끊고 시 주석을 응시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자유롭고 공개적이며 솔직한 대화를 지지한다", "중국과 함께 건설적으로 각종 현안을 논의하길 기대하겠지만 양국이 동의하지 않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순간 시 주석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진다. 시 주석은 말을 이어가려던 트뤼도 총리의 말을 끊더니 "(건설적으로 현안을 논의할) 그런 조건을 먼저 만들자"며 짧게 악수하고 헤어졌다.

"중국의 시진핑이 트뤼도에게 설교했다"(미 CNN) "트뤼도 총리가 벌 받은 사람 표정이었다"(영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이 순간을 저마다의 표현으로 논평했다. 심지어 시 주석이 트뤼도 총리를 "꾸짖었다"고 표현한 경우도 있다(미 NYT). 중국-캐나다 정상의 이 충돌은 전날 이뤄진 두 사람의 10여분 대화가 캐나다 언론에 전해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트뤼도 총리가 중국의 점점 더 공격적인 ‘간섭 활동’에 대해 시 주석에게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캐나다 언론이 보도한 것이다.

2015년 집권한 트뤼도 총리는 중국에 우호적이었으나, 2018년 이후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위반 혐의로 체포하면서 냉랭해졌다. 최근엔 2019년 캐나다 총선 때 정치인 11명에게 중국이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중국이야말로 이번 G20의 승자’라는 총평이 나온다. 시 주석은 14~1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주요 8개국 정상과 만남으로써 존재감을 과시했다. 16일엔 개최국 수반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과 회담했다. 4년 9개월 만에 진행하려던 영-중 정상회담은 취소됐다. 폴란드 땅에 떨어진 미사일문제도 있었으나, 영국 신정부의 강경한 ‘반중’이 더 근본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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