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北 김정은··· “軍간부 식량 배급 3분의 1로 줄이라”
코너 몰린 北 김정은··· “軍간부 식량 배급 3분의 1로 줄이라”
  • 박두진(在일본 코리아국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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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 폐쇄로 중국의 대북 곡물수출 90% 격감··· 식량 위기로 체제 위협

軍 불만 고조 불보듯··· 쿠데타 공포로 軍 감시 비정규조직 “군정 지도부’ 신설
북·중 국경 인근에 배치된 북한군 부대에서 2월 말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망자가 100명 이상 발생했다고 지난달 29일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이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안보리 제재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김정은 체제 큰 위기.

늘어가는 대중 무역적자. 올해 들어 대중 무역 축소와 식량 수입 급감.

배급 감소로 군인의 충성심 저하. 쿠데타 두려워 군을 감독하는 조직을 신설.

북한 김정은 체제는 지금 유엔 안보리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겹치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통치력에 직접 연결되는 외화와 식량이 결정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는 국제사회에 식량지원을 요청하는 북한이지만 신종 코로나 감염자 제로를 과시하며 기적의 나라를 연출하고 있어 이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WHO(세계보건기구)와 WFP(유엔 세계식량계획) 등은 대북 제재 해제를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의 적극적 요청이 없어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북한, 대중 무역적자 증가로 외화 고갈 가속화

지난달 10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
지난달 10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

한국무역협회가 3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북한의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2억1600만 달러였지만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6.8% 증가한 25억8900만 달러였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수지적자는 약 23억7000만 달러로 전년의 20억2000만 달러보다 3억5000만 달러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북한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누적으로 60억7200만 달러에 이른다. 그 이전인 2014~2016년 3년간 누적적자가 17억200만 달러였으니 적자액은 약 3.6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 적자는 곧바로 북한으로부터의 외화 유출을 의미한다.

◇ 화물차 2만5000대 멈춰서고 무역종사지 대량 실직

트럭의 짐칸을 타고 이동하는 북한 군인들(2010년 9월 5일 평양). 출처=flickr; Roman Harak
트럭의 짐칸을 타고 이동하는 북한 군인들(2010년 9월 5일 평양). 출처=flickr; Roman Harak

중국 세관총서의 통계에 의하면, 금년 1~2월의 북-중 무역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약 30% 줄어 들었으며, 북한으로부터의 수출은 약 70% 줄어 들었다(아사히 디지털 2020-03-30).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석탄 등 주요 품목의 거래가 금지된 가운데 수출품이 수공업품 가공무역 등으로 제한되기도 했지만 애당초 북-중 국경 폐쇄로 무역 자체가 거의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식량 수입이 급감한 점이다. 중국 세관백서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대북 수출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북한에 수출한 쌀과 옥수수는 전년 11~12월에 비해 90%나 줄었다. 이 기간 중국의 대북 옥수수 수출량은 미화 31만7천달러 상당의 1천100톤이며, 쌀은 58만8천달러 상당의 1천300t으로 집계됐다.

유엔이 지난해 3월 25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 인도주의 대응방안 보고서는 북한이 국경폐쇄, 이동제한 조치로 물자 수송이 어려운 데다 무역종사자, 화물차 2만5000대 이상이 멈춰서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매년 봄 북한을 방문해 신규 농업기술을 전파해온 아메리카프랜즈봉사단(AFSC)도 신종 코로나 사태로 3월 중 방북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따라 북한과 외부와의 농업 협력도 완전히 단절된 상태다.

◇ 곡물도매상 압수수색··· 다음날 노동단련대로 보내

지난 2011년 황해남도 해주시의 병원에 영양실조로 치료받고 있는 아이들. 로이터 자료
지난 2011년 황해남도 해주시의 병원에 영양실조로 치료받고 있는 아이들. 로이터 자료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평안남도 주민 소식통은 3월 23일 “지난주 평원군 지역보안서가 갑자기 쌀과 옥수수 도매상을 압수수색했다”면서 “압수수색에서 보안원들은 땅속 김치저장소를 비롯해 주택 앞마당까지 파헤쳐 1톤이 넘는 곡물을 발견해 모두 압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날 곡물을 압수당한 쌀 도매상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는데 식량을 사들여 사재기를 했다는 죄로 지역 보안서에 연행됐다”며 “보안서는 상인들에 대한 별다른 조사도 하지 않고 다음날 노동단련대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북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식량 확보를 위해 오랫동안 군이 관리하던 군 소유의 농지를 내각과 공동 관리하라고 명령했다. 또 군 후방지원국을 통해 군 중견간부의 식량 공급을 4월부터 6개월간 기존 배급량의 3분의 1로 줄이라고 통보했다.

식량 부족으로 군인에게 배급되는 식량까지 줄이고 있는 것이다. 연좌제와 철저한 감시로 통제되고 있는 군인들이 이로 인해 당장 불만을 터뜨리며 반란에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 총정치국과 보위사령부만으론 통제 어렵다 판단한 듯

북한 군인과 주민들이 밭에 파종을 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밭에 파종을 하고 있다.

외화 고갈과 식량 부족, 그리고 군 간부 배급 삭감 등으로 군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군의 쿠데타를 우려해서인지 군 권력기관을 직접 총괄 감독하는 새로운 비공개 조직인 ‘군정 지도부’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직속의 이 군정지도부는 군 총정치국을 비롯한 군단사령부를 장악해 장성급 군 간부들의 사생활까지 세세히 점검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통제방식, 즉 군 인사와 사상검열로 군을 장악하는 군 총정치국과 군 간부들을 개별적으로 감시-감청하는 군 보위사령부의 통제만으로는 더 이상 안심할 수 없게 됐다는 얘기일 것이다.

경제제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겹치면서 김정은 체제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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