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면초가에 몰린 이재명의 4가지 악재

‘정치공동체’라던 정진상 구속, 이재명의 아킬레스건
사법리스크 커지자 지원군 민노총마저 ‘손절’ 분위기
친문세력도 “올 것 왔다”...강성 친명 6人·개딸만 남아
“총선 망할라” 위기감에 당내는 ‘포스트 이재명’ 거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을지로위원회 현황판에 상생 꽃을 달고 있다. 왼쪽부터 박 원내대표, 이 대표, 전국던킨가맹점주협의회 손명순 회장,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김진우 공동의장.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을지로위원회 현황판에 상생 꽃을 달고 있다. 왼쪽부터 박 원내대표, 이 대표, 전국던킨가맹점주협의회 손명순 회장,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김진우 공동의장.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대 위기에 빠졌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이다. 정상적인 당 대표로서 리더십은 고사하고, 피의자로서 법정에 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측근 김용·정진상 구속

이 대표의 위기는 먼저 자신의 분신이라고 언급했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된 데서 시작된다. 당 관계자는 지난 19일 정 실장의 구속 이후 "검찰 수사가 허점 투성이었는데도 법원이 정 실장을 구속한 것은 법원도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에 대해 상당부분 동의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특히 정 실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대표를 보좌한 최측근이다. 정 실장을 거치지 않으면 이 대표의 결재를 받을 수 없었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돌았다. 즉 이 대표 역시 정 실장이 받고 있는 혐의에 깊숙히 개입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부원장 역시 지난 대선에서 불법적인 대선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의 판단대로 그 자금이 이 대표의 대선자금으로 쓰였다면 이 대표는 김 부원장과 공범 또는 교사범이 될 수 있다.

◇민노총마저 이재명 외면

그동안 이 대표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커지자 이 대표를 ‘손절’하는 분위기다. 민노총은 지난 주말인 19일에는 매주 정례적으로 하던 집회를 아예 열지 않았다. 그 직전 주말인 12일에는 6만명 이상 민노총 조합원들이 모여 ‘윤석열 퇴진과 이재명 사수’를 외쳤으나 단 1주일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민노총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주사파의 핵심 그룹인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다. 그리고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근거지는 성남시"라며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동부연합과 직·간접적으로 많은 관계를 맺었던 점을 고려하면 민노총 입장에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만들어내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거리두기’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당내 친문 주류세력도 외면

이 대표와 당권을 두고 경쟁했던 민주당 내 친문그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심화되자 ‘올 것이 왔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단 당 지도부는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재정비, 당 차원의 총력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당 대표 경선 당시 여타 후보들은 이 대표가 당권을 쥘 경우 당 전체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친문계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경선 당시에 그렇게 ‘사법 리스크’를 지적했는데도 강성 당원들과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며 "그 리스크가 현실이 된 이상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 나간 친명계 강성 6인 안민석, 강민정, 김용민, 유정주, 양이원영, 황운하 의원과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개인 팬덤을 제외하면 당에서 자기 소신을 가지고 이 대표를 확실하게 보호하겠다고 나설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트 이재명’ 구상 논의

‘포스트 이재명’ 논의도 나오고 있다. <본지 2022년 10월 22일자. ‘방탄’이 ‘폭탄’ 될라...민주당 ‘이재명 손절’ 논의 시작 기사 참고> 전국단위 선거에서 두 번이나 연거푸 패한 민주당은 다음 총선에서 기필코 반전을 이뤄내야 한다. 사법리스크에 꽁꽁 묶인 이 대표가 2024년 총선까지 무사히 당 대표직을 완주할 수 있다는 기대는 그리 크지 않다.그래서 이 대표가 피의자가 될 경우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낙연 전 총리, 김부겸 전 총리를 재등판시켜야 한다는 물밑 여론이 당 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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