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구 페스티벌인 월드컵이 11월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다. 카타르 월드컵은 역사상 첫 중동지역에서의 월드컵이자, 첫 사막 지역에서의 그리고 첫 겨울 월드컵이다. 모든 경기가 도하 한 군데서 열리고, 기후 사정 등 때문에 역사상 가장 개최 비용이 많이 든 월드컵이다.

역대 기록을 보면 중동지역은 월드컵 성적이 안 좋았다. 우려대로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국이 개막전에서 지는 진기록을 낳았다. 카타르는 그리 강팀이 아닌 에콰도르를 상대로 무기력한 경기 끝에 2-0으로 지는 수모를 겪었다. 대개 홈 어드벤티지 덕분에 개최국은 지지 않는다는, 무려 92년 동안 이어진 전통이 깨졌다. 역대 개최국들은 첫 경기에서 통산 16승 6무를 기록했다. 한국도 2002년 월드컵 개막전에서 폴란드를 2-0으로 제압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4일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대표팀은 역대급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등 세계 유수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 국내파 선수들도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나폴리에서 활약하는 대형 수비수 김민재도 가세했다. 주축인 손흥민 선수도 안면수술 후 회복이 빠른 편이라 전해진다. 오늘 뉴스에서는 가볍게 헤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준비는 끝났다. 가장 큰 꿈을 좇을 시간이다"라고 적었다.

조 편성 운은 최악은 아니지만 꽤 나쁘다. 한국팀은 대대로 북유럽 팀에 약하다. 북유럽 팀들이 같은 조에 없는 것은 다행이지만, 우루과이·포르투갈·가나가 전부 강팀이다. 더구나 한국팀 감독인 파울루 벤투는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으로 고국의 대표팀과 싸워야 하는 부담도 있을 것이다.

월드컵에서 세계 축구팬들이 주목하는 것은 승패만큼이나 각 팀이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느냐다. 예선 탈락을 하더라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팀은 칭찬을 받았다. 성적이 좋았어도 경기 내용이 부실한 경우나 매너가 없는 팀에는 오히려 질책이 따랐다. 한국대표팀이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하다 보면 승운이 따를 가능성도 크다. 축구공은 둥글다. 축구팬들도 이전보다 성숙한 자세로 29일간의 월드컵을 즐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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