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현 작가가 21일 '신의한수'에 출연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의한수
정태현 작가가 21일 '신의한수'에 출연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의한수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에 작가 정태현 씨가 출연했다. 그는 2016년 5월 자신의 책을 표절한 오마이뉴스로부터 사과를 받아낼 때까지의 경험을 풀었다. 그는 오마이뉴스 기자가 대표이사를 ‘동지’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표절기사 지적 받고도 무성의한 대응

미래에셋에 근무하던 정태현 씨는 2014년 여행 관련 책을 냈다. 그런데 2015년 12월 오마이뉴스의 한 시민기자가 그의 책을 베껴 기사를 썼다. 시민 기자는 포털사이트 ‘다음(現 카카오)’ 직원이었다. 그 기사는 ‘다음’ 뉴스 섹션에서 인기기사로 선정됐다. 페이스북에서도 수천 번 공유됐다. ‘다음’에서 기사를 본 정 씨는 자기 책을 표절했음을 알았다.

정 씨는 오마이뉴스에 항의했다. 오마이뉴스는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기사를 방치했다. 오마이뉴스는 이후 관심이 줄어들자 표절 부분만 빼고선 기사를 그대로 뒀다.

오마이뉴스의 무성의함에 화가 난 정 씨는 다시 항의전화를 했다. 오마이뉴스는 "아무나 쓸 수 있는 글 갖고 뭘 그러나. 우리는 이미 사과했으니 문제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게 정 씨 주장이다. 그는 "자기네 실수를 축소하려 상대방을 비하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광화문서 1인 시위 나선 정태현 씨…좌파들, 욕설 퍼붓고 방해

화가 난 정 씨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것은 생각도 않고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하기로 했다. 그가 오마이뉴스와 싸우려 하자 주변에선 "주류와 싸우다니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만류했다.

그는 "오마이뉴스는 내가 약자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포기하길 바랐겠지만 나는 강자가 약자를 짓밟는 불의를 보고도 내게 닥칠 피해를 우려해 포기하는 게 진짜 부끄러운 것이라 생각했다"며 1인 시위를 강행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 씨는 광화문 5번 출구에서 한 달 가량 1인 시위를 했다. 그 사이 ‘진보’라는 사람들은 지나가다 욕설을 퍼붓고 시위용 피켓을 빼앗아 부수기도 했다. 정 씨는 "힘든 경험이었지만 우리 사회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대표 직접 찾아가자 뒤늦게 자택 찾아와 사과

1인 시위를 벌여도 오마이뉴스는 무반응이었다. 정 씨는 결국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를 찾아갔다. 강연을 하던 오연호 대표를 만나 사정을 설명했다. 오 대표는 1인 시위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대표가 모든 걸 책임질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그 뒤 오마이뉴스 편집부장이 집으로 찾아왔다. 그가 대화 중 오연호 대표를 ‘동지’라 부르는 모습에 정 씨는 놀랐다. 이후 오마이뉴스는 정 씨에게 사과문 초안을 3번 보냈다. 하지만 사과문이라 볼 수 없어 돌려보냈다. 그러자 오마이뉴스는 "원하는 사과문을 직접 써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우여 곡절이 있은 뒤 오마이뉴스는 어느날 정 씨에게 사과문을 올렸다고 통보했다. 사과문은 홈페이지 가장 아래 링크 한 줄 올라와 있었고 24시간 뒤 사라졌다. 정 씨는 이후 140여 일 동안 오마이뉴스와 싸웠던 경험을 <오마이 투쟁>이라는 책으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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