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거치면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최고 수준의 디지털 접근성과 높은 디지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높은 경쟁력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위험 요소가 있다.
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22년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비교 대상 63개국 가운데 8위다. 이는 지난 2021년과 비교해 4계단 오른 것으로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가 붙고 있음을 보여준다.
IMD의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는 한 국가가 정책실행,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디지털 신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경제 능력을 수치화해 순위를 매긴 것이다. 이번 디지털 경쟁력 조사는 디지털 전환이 공기업을 포함한 기업 부문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정부와 사회 부문에서도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평가 항목은 크게 지식과 기술, 준비된 미래 등 3가지다. 세부적으로는 총 54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무형의 인프라인 지식 항목은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해하는데 필요한 노하우로 인적자원의 질, 교육훈련, 과학적 집중도를 말한다. 이 역량은 곧 디지털 전환으로 이어진다.
기술 인프라의 질과 투자를 뜻하는 기술 항목은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민간 부문의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규제, 투자 자본, 기술 인프라의 질 등이 있다. 준비된 미래는 디지털 전환을 활용할 수 있는 국가 대비 수준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포용 능력, 비즈니스 민첩성, IT 통합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가 10위권에 진입한 비결은 준비된 미래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이 항목에서 우리나라는 2위를 기록했다. 준비된 미래의 세부 항목 성적을 살펴보면 인터넷 적응도를 의미하는 포용 능력은 세계 1위, 비즈니스 민첩성은 2위에 올랐다. 다만 IT 통합 항목에서는 14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2계단 오른 순위이다.
지식과 기술 부문에서 우리나라가 큰 강점을 보인 영역은 과학적 집중도와 기술적 체계 영역이다. 이 영역들은 각각 3위와 7위에 올랐다.
하지만 디지털 경쟁력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선 몇 가지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나라는 인적자원의 질을 의미하는 재능 영역에서 지난해 26위에서 33위로 추락했다. 규제 체계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23위를 유지했다. 고위 경영자들의 국제 경험과 디지털 능력도 각각 59위와 46위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많이 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 고급 인력들을 유인하는 국가 매력도 역시 중간 이하인 49위를 기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 밖에도 한국은 인프라 부문은 16위로 양호한 편이지만 정부나 기업의 효율성 부문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수준이다.
- 기자명 임정혁 선임기자
- 입력 2022.11.23 15:03
- 수정 2022.11.2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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