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LG그룹을 시작으로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4대 그룹이 연말 인사 시즌에 돌입했다. 사진은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 온 차석용 부회장. /LG생활건강
23일 LG그룹을 시작으로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4대 그룹이 연말 인사 시즌에 돌입했다. 사진은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 온 차석용 부회장. /LG생활건강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이 이번 주부터 임원인사에 돌입한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4대 그룹은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에 더해 내년부터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본격 시행되는 만큼 다가올 ‘퍼펙트스톰’에 대비해 연륜 있는 인사들이 기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4대 그룹 가운데 LG그룹이 정기인사의 첫 테이프를 끊는다. LG그룹은 지주사·주요 계열사의 이사회가 열리는 이날부터 24일까지 양일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지난해 구광모 회장의 취임 이래 큰 폭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만큼 올해는 ‘안정 속의 혁신’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안정 기조 속에서도 4인 부회장 체제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을 필두로 권봉석 LG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이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각각 나눠 맡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18년 동안 LG생활건강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차 부회장의 입지는 다소 불안한 모습이다. 이른바 ‘차석용 매직’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17년 연속 성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워오던 LG생활건강이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실적이 악화하면서 긴 부진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차 부회장이 고희(古稀)를 한 달여 앞둔 만큼 용퇴 가능성도 있다.

다음 달부터는 삼성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도 정기 인사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을 수혈한 삼성전자는 투톱체제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조타수 교체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고 나서 실시하는 첫 정기 인사인 만큼 예전 미래전략실 역할을 할 그룹 컨트롤타워의 부활, 비서조직 신설 등의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달 삼성전자의 생활가전사업부를 맡았던 이재승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공석을 누가 메울지도 관전 포인트다. 현재 이 사장의 자리는 한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내년 대내외 경영 환경을 준(準)전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SK그룹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첫째 주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급제동이 걸린 현대자동차그룹은 위기 대응 차원에서 인사 발표가 1~2주 정도 당겨질 수 있다. 그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은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늦은 12월 중순에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 198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재승 전 사장은 생활가전 분야에서만 30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로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사업 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승 전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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