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총리가 지난 8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평화통일 강연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사법 리스크’로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내 혼란이 가중해지는 가운데 민주당 구원투수로 이낙연 전 대표가 떠오르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미국에서 국제정치를 공부 중인 이 전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이낙연계(NY계)인 설훈 의원 등이 연말 또는 연초에 방미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민주당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지난 21일 법정에서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 지분이라고 2015년 1월부터 김만배씨로부터 들었다"고 한 증언이 나오자 민주당 내 분위기는 이 대표의 책임론으로 바뀌고 있다.

당시 검찰은 지난해 11월 유동규씨를 배임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하면서 유씨가 김만배씨로부터 700억원(세금 등 제외 시 428억원)을 약정받고 이 중 5억원을 실제 받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최근 남 변호사 증언에 따르면, ‘700억원’의 종착지가 유씨가 아닌 이 대표 측이라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또 "2021년 김만배씨와 (민간사업자 수익의) 24.5%가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라 얘기하는 김씨가 정진상, 김용 이름을 거론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검찰의 공소장 변경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당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소장이 변경되면 이 대표의 검찰 소환이 빨라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따라서 당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물밑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설 의원은 지난 22일 뉴스1과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연말이나 연초에 미국에 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가게 되면 이 전 대표도 만나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 의원에 따르면 한두 달 전쯤 이 전 대표와 가까웠던 NY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연말 연초를 즈음해서 미국을 방문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는데, 당시에도 가까운 의원들 사이에서는 인사차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설 의원은 "일단은 방문계획은 개인적으로 앞으로 상의해볼 생각"이라며 "의견을 나누다 보면 같이 방문할 의원들은 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 의원은 이번 방문이 현재 당 상황과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평가는 다르게 나오는 상황이다. 설 의원과 함께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던 윤영찬·이변훈 의원도 미국 방문 계획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NY계 의원들이 다음달 중 방미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단체 미국 방문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단체로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없으며 일부 언론에 보도된 이 전 대표의 조기 귀국 역시 사실이 아님을 거듭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도 귀국 시기 변경은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떠난 이 전 대표의 귀국일은 예정대로라면 내년 6월이다.

다만, 설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복귀 시기와 관련해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1년을 계획하고 갔지만 한두 달 정도는 당길 수도 있지 않겠냐"며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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