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일본 오키나와 앞바다에 부상한 미국 해군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 ‘미시간함’의 모습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미 해병대 홈페이지

미국이 전략 핵추진 잠수함인 오하이오급 유도미사일 잠수함 미시간함(SSGN-727)의 위치를 공개했다. 은밀성을 요구하는 전략 핵잠수함이 광활한 작전구역 내 특정 위치에 있다고 알리는 경우는 흔치 않아 북한과 중국에 보내는 경고메시지로 풀이된다.

24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시간함(SSGN-727)이 지난 10일 일본 오키나와 근처에서 잠시 멈췄다고 밝히며 수면 위로 부상한 잠수함 사진을 함께 공개하며 "7함대 작전구역 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이 다음 단계인 7차 핵실험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북 강경 압박으로 보여진다.

7함대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서태평양 일대를 작전구역으로 하는 미 해군 주력함대다. 이번 전략 핵추진 잠수함의 공개는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최대성능 발사로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과 글로벌 전략 경쟁의 끈을 놓지 않는 중국을 향해 경고를 발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하이오급은 길이 170.6m, 폭 12.8m, 배수량 1만9000t의 세계 최대 규모 잠수함이다. 현재 18척이 현역으로 있다. 처음 진수한 냉전 시기에는 핵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Ⅱ를 탑재해 탄도미사일 핵잠수함(SSBN)으로 분류됐다.

냉전이 끝난 이후 미시간함을 포함한 4척은 SLBM 대신 최대 사거리 2500㎞의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154발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해 SSGN으로 변경됐으며 특수부대를 싣고 이동해 특수작전을 지원할 수 있는 기능도 보강했다. 미시간함은 2017년 9월 북한 6차 핵실험을 전후한 그해 4월과 10월 부산으로 입항해 북한에 경고장을 보낸 바 있다.

릭 시프 미국 제7잠수함전단장은 "잠수함의 존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상 안보와 억지를 제공하려는 우리의 계속되는 약속을 보여준다"고 표현했다.

앞서 미군은 지난 22일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F-22A ‘랩터’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30여대의 군용기를 동원한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미 공군은 무장한 전투기 등을 지상 활주로에 전개하는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코끼리 걸음)를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F-22A 이외에 F-15C 전투기, E-3 ‘센트리’ 공중조기경보기, RC-135 ‘리벳조인트’ 정찰기 등이 투입됐다. 이중 E-3와 RC-135는 북한 핵미사일 동향을 감시·정찰하는 대표적인 미군 자산이다. 최근 들어서도 한반도 상공에 자주 출몰하며 대북 정찰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은 노후화한 오키나와 주둔 F-15C·D의 대체 전력으로 미 알래스카에 있던 F-22A를 잠정 배치한 상태다. 미국은 내년까지 F-15 전투기 50여대를 퇴역시킬 예정이다. 이같은 전력 공백을 막기 위해 배치된 F-22A는 오키나와에서 이륙해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면서 비행할 경우 30분 정도면 평양까지 닿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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