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2.75%포인트나 뛰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폭 만큼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부담은 36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가 2.75%포인트나 뛰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폭 만큼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부담은 36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

한국은행이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지난해 8월 이후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3.25%로 2.75%포인트나 뛰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폭 만큼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부담은 36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구나 기준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0.25∼0.5%포인트 더 오르면 다중채무자, 2030세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최근 2년간 레버리지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사들인 영끌족·빚투족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은행의 예금금리 등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은행이 대출에 적용하는 금리도 높이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고, 대출금리 상승폭도 같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가계대출자의 이자는 약 3조3000억원 늘어난다. 이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에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 추정치인 74.2%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처음 0.25%포인트 올린 이후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의 빅스텝을 포함해 모두 2.75%포인트 인상한 만큼 1년 3개월간 늘어난 이자는 36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2.75%포인트는 0.25%포인트씩 11차례 올린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은 16만4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0.25%포인트의 11배인 2.75%포인트가 뛴 만큼 가계대출자 한 사람의 연 이자부담도 180만4000원 불어난 셈이다.

더구나 대출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이날 기준금리 인상폭인 0.25%포인트만 더 높아져도 현재 7%대 후반인 대출금리 상단은 연내 8%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 최고 3.75%까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9% 금리시대’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2년 전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무리하게 자산을 사들인 가계대출자 중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연 상환액이 60% 가까이 급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뛰면 가계뿐 아니라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의 이자부담도 커진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기업대출의 이자부담은 약 2조원 늘어난다.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대출의 이자부담 증가는 기업의 경영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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