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방역복 차림의 보안요원들에게 폭행당한 노동자가 쓰러져 있다. /트위터 캡처

아이폰 세계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 허난성 정저우(鄭州)시의 폭스콘 공장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조치 후 노동자들의 탈주가 이어지고 있다.

극렬한 시위로 번지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동영상엔 폭스콘 노동자 수백 명이 기숙사에서 빠져 나와 경비원들을 밀고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우리 권리를 지키자" "싸워라"등의 외침, 보안요원들에게 머리를 맞거나 발로 채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동영상 속 격분한 노동자 일부가 공안 차량을 둘러싸고 뒤흔들기도 한다.

고통을 토로하는 목소리들이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전해졌다. "미지급 임금과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위가 시작됐다", "이곳이 정말 무섭다. 우리 모두 지금 코로나에 걸렸을지 모른다." 폭스콘은 지난달 중순부터 외부출입을 금지한 채 공장을 운영해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고립된 20만 명이 대부분 간단한 식사로 연명하며 근무해 왔으나, 지난달 말부터 대거 탈출하기 시작했다. 이번 시위는 이달 신규 고용된 직원들 중심으로 촉발됐다고 알려졌다.

24일 폭스콘 공장이 최근 채용된 노동자들을 향해 즉시 공장을 떠날 경우 1만 위안(약 188만 원) 지급을 약속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코로나 봉쇄에 따른 열악한 근무조건과 예상보다 적은 임금에 분노한 신규 노동자들이 시위에 나서자, 이들을 달래기 위한 당근책을 제시한 것이다. 22일 밤 11시30분께 시작된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1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맥스의 수령 대기가 종전보다 1~2주 길어진 5∼6주에 달할 전망이다.

‘제로코로나’를 고집해 온 중국의 최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역대 최고치다. 24일 현지 방역당국 발표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신규 감염자는 2만9754명(무증상→유증상 재분류된 중복 인원 1690명 제외)으로 집계됐다. 상하이 봉쇄 당시인 지난 4월 13일 기록한 종전 최고기록 2만8973명보다 781명 많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신규 감염자는 1622명으로 전날보다 146명 많았다. 신장(961명)과 후베이(946명) 역시 감염자가 1000명에 근접하는 등 증가세를 나타냈다.

동북지역 최대 도시 선양(瀋陽)이 이날부터 닷새 동안 도심 9개 구(區)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전수검사, 실내밀집시설 폐쇄 등 인구이동을 엄격히 제한한 ‘봉쇄형 방역’에 들어갔다. 베이징에선 이미 전날부터 확진자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를 봉쇄하는 등 방역 강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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