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은 집과 소유물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었다”
“일부 극단주의 무슬림이 정부기관에 압력 가했을 수도”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교회 건물을 불도저로 밀어 200여 명의 교인들이 노숙자가 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2월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퀘타의 한 교회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은 현장의 모습.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8번째로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AP=연합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교회 건물을 불도저로 밀어 200여 명의 교인들이 노숙자가 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2월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퀘타의 한 교회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은 현장의 모습.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8번째로 최악의 기독교 박해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AP=연합

파키스탄 정부가 기독교인들이 집과 주일예배에 사용했던 교회 건물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200여 명의 교인들이 하루아침에 노숙자가 됐다.

29일 영국에 본사를 둔 법률구조와 지원 및 정착센터(CLAAS-UK)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의 수도 개발 당국이 지난 10월 18일(현지시각)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나와즈 샤리프 식민지에 있는 기독교 지역 주택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철거 전 기독교인 주민들에게 아무런 경고나 소지품을 치울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했다. 또한 현재 주민들이 살 수 있는 대안도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CLAAS-UK 책임자 나시르 사이드는 “기독교인들은 집과 소유물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었다”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수년 동안 식민지에서 살면서 이곳에서 가족을 양육하고 저축한 돈으로 집을 짓고 유지하는 데 투자했다”고 전했다.

사이드는 또한 “파괴적인 홍수와 겨울을 앞두고 철거가 이루어졌다”고 했다. 몬순 홍수로 1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십만 채의 가옥이 손상되거나 파괴되어 40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정부는 지난 8월 25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기독교인인 사브라 사이드 아쌀 전 파키스탄 의회 의원의 자택도 철거됐다. 그녀는 “이번 철거는 ‘범죄 행위’”라며 “다른 두 기독교인 거주지인 아크람 길과 림샤도 철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쌀 전 의원은 “일부 극단주의 무슬림이 기독교인의 주택을 철거하도록 정부 기관에 압력을 가했을 수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오픈도어는 파키스탄을 기독교 박해와 관련하여 세계에서 8번째로 최악의 국가로 평가한 바 있다. 미 국무부는 파키스탄을 종교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을 용인하거나 가담하는 ‘특별우려국가’ 목록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십 여명이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투옥됐다. 파키스탄 형법 295조와 298조에 포함된 신성모독법은 종종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오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거짓 고발자나 거짓 증인을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이 법을 남용해 기독교인을 비롯한 소수 종교를 표적으로 박해를 일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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