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한 절규가 중원대륙에서 다시 들려오고 있다. 1989년 천안문 민주화운동 이후 33년 만에 베이징 가두시위가 벌어졌다. 제로 코로나 방역 반대 시위가 중국 대도시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11월 27일 하루에만 베이징·상하이·청두·우한·광저우 등 10여 개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나고 있다. 칭화대·베이징대 등 50개 이상의 대학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핵산 검사는 싫다, 자유를 달라" "언론 자유, 뉴스의 자유"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이 정부 정책에 항의를 표시하기 위해 백지(A4 용지)로 반정부 의지를 표시한다 해서, 백지혁명(#A4Revolution)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전 세계 중화권에서도 연대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트위터에 중국항의(@china_protest)계정이 생기고, 영국(런던·리버풀·노팅엄), 미국(필라델피아)·호주(멜버른)·캐나다(토론토)·독일(프랑크푸르트)·일본(도쿄)·대만(타이베이)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소수민족 인권유린에 항의하는 추모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시위의 발단은 시진핑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우루무치 전역을 봉쇄한 데서 비롯됐다. 주민들이 아파트 밖으로 못 나오게 외부에서 문을 걸어 잠근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10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한 추모 집회가 반정부 시위로 발전되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아직까지는 강제 진압을 하지 않고 시위 확대를 차단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번 시위에 또다른 불씨가 된 월드컵 중계 영상은 FIFA 공식화면과 다르게, 마스크 벗은 관중석이 보이지 않게 편집해 내보고 있다. 하지만 시위를 취재하는 영국 BBC 기자를 수갑 채워 끌고 갔다가 석방해서 전 세계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번 시위는, 인류의 진보과정인 자유라는 가치를 보장하라고 외치고 있는 측면에서 1989년 천안문 사태와 많이 닮아 있다. 제코 코로나라는 정부의 구체적 정책에 대한 항거로 민생과 직결되어 있어 시위 확산의 휘발성은 더 강할 수 있다. 시진핑 정부는 시위 확산 정도에 따라 대응할 것이다. 급속한 확산세를 보이면 조기에 강경한 진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천안문 사태 강제 진압의 후유증이 컸던 점을 감안할 때, 저강도 탄압으로 시위 확산을 막으면서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조절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ㄱ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와 인권은 주머니 속 송곳과 같아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억압과 유린을 뚫고 해방의 공간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예의주시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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