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영화 ‘Gas Light(가스등)’(1944)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심리학 용어 ‘가스라이팅’이 널리 쓰기게 됐다. 최근엔 ‘이익을 위해 타인을 속이는 행위’로 의미가 확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IMDB

미국에서 2022년을 상징하는 단어로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뽑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영어 단어의 검색건수와 관련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 온 미리엄웹스터가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가스라이팅이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판단력을 잃게 함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말한다.

1938년 영국의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한 단어다. 1944년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의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결정적으로 유명해졌다. 영화의 세계적인 유명세와 더불어 가스라이팅은 심리학 용어로 널리 쓰이게 됐다. 그러나 널리 통용되면서 본래의 의미가 변해간다.

올해 미국 정치권을 비롯해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행한 가스라이팅은 기존 의미에서 멀어졌다고 미리엄웹스터 측이 설명했다. ‘이익을 위해 타인을 속이는 행위’로 의미가 확장됐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멋지게 표현한 단어"로 규정되기도 한다. "가스라이팅의 기존 의미와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언어라는 게 원래 그런 것", "대중이 그런 식으로 사용하다 보면 그 단어는 새로운 생명력 내지 뉘앙스를 얻게 된다"고 미리엄웹스터 편집자 피터 소콜로스키가 설명했다. 가스라이팅 검색건수는 지난해 비해 무려 1740% 늘었다.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때 그 단어와 관련돼 호기심을 크게 자극할 만한 특정 사건이 있기 마련인데, 가스라이팅의 경우 예외였다. "일년 내내 매일 자주 검색되는 단어였다." 가스라이팅의 검색건수가 지난 4년간 너무나 빨리 상승해 미리엄웹스터 내 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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