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만연, 인민민주독재로 가는 지름길
포퓰리즘 만연, 인민민주독재로 가는 지름길
  • 강량 주필, 정치학박사
  • 승인 2020.0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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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False) 민주주의, 민주적 전제주의 (Despotism)로 나아가
서울 종로구의 한 주민센터에 걸린 긴급재난지원금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의 한 주민센터에 걸린 긴급재난지원금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지난 월요일, 하루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은행일이 있어서 동네 은행에 아침 일찍 잠깐 들렀다. 그런데 필자보다 먼저 두 사람의 노인들이 와서 기다리다가 첫 번째 고객이 되었다. 이들의 황당한 요지는 오늘이 국가가 제공하는 ‘긴급재난기금’ 신청 첫날인데, 인터넷을 잘 못하기 때문에 은행창구에서 곧바로 해결해 줄 수 없느냐는 것이었다.

은행 측 대답은 아직 창구신청일은 멀었으니, 기다렸다가 적정한 날에 다시 오시라는 것이었다. 상황 종료임에도 불구하고, 두 노인네는 뭔가 자신들을 위한 특별한 대우를 받기를 기대하며, 창구직원과 10분정도 실랑이를 더 벌이다가 험악한 얼굴로 돌아갔다.

필자가 사는 동네는 동부이촌동으로, 그래도 제법 산다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다. 특히 이재에 밝은 사람들이 많아서 지금까지 소위 부동산불로소득을 가장 많이 챙겨왔던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행색이 초라하지도 않은 두 노인네가 뭐가 그리 급해서 은행 문을 열자마자 달려와 자신들이 받아야 할 국가긴급재난기금을 창구직원에게 일방적으로 종용하는지,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가 받아야 할 것 반드시 챙기고”, “남보다는 절대 손해 보지 말아야 하며”, “그래야 인생을 쫄깃하게 잘사는 거야” 라는, ‘수전노’들의 외침이 필자의 마음을 참으로 씁쓸하게 만들었다.

프랑스철학자 토크빌
프랑스철학자 토크빌

19세기 프랑스철학자 토크빌 (A. Tocqueville)은 ‘태생적 민주주의국가’였던 미국을 7개월 동안 여행한 후, 그 소감을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책으로 펴냈다. 그가 ‘민주적 전제주의’ (Democratic Despotism) 라는 생소한 개념을 처음 끄집어내자, 당시의 일반 지식인들은 감히 민주주의가 타락하는 얘기를 하다니, 하면서 굉장히 불쾌하게들 생각했다.

토크빌의 핵심은 ‘자유와 평등’이 상호 ‘이율배반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유보다는 평등을 선호하여, 기꺼이 경우만 맞으면, 자유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유는 획득하기 어렵고 잘 보이지도 않지만, 사회복지와 사회적 조건의 평등, 그리고 물질적 평등은 즉각적이고, 이기적인 개인들이 매료될 수밖에 없는 마력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여기에 사람들이 함몰될 경우, 국가권력에 기대어 개인들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해버리는 기막힌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나약한 개인들은 다수가 형성한 ‘유령 같은 여론’에 무작정 지적, 도덕적 권위를 부여하고, 그 속에 안주하며,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기적 개인주의는 사람들의 삶을 고립시키고, 정부의 기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개인과 국가사이에서 사회적 중간 매개 역할을 해야 할 가족, 교회, 길드적인 공동체, 등의 기능들을 약화시키거나, 거의 상실시키는 동시에, 정부의 기능은 엄청나게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들이 벌어진다면, 결국 그 사회는 필히 민주적 전제주의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0년 전 한 프랑스철학자의 눈에 비친 민주주의의 폐단과 현실적인 적실성이 적나라하게 작금의 한국사회에 반영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의 본성’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아니, 그보다 더한 200년이란 역사적 과정 속에 나타났던 여러 형태의 이념적 군상들이 더 달라붙어서, 그 당시보다 더 고약한 사회적 분열과 인민민주독재로의 길들이 열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미 사법, 행정, 입법 3권과 언론까지 장악한 문재인정권은 중국 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대국민 포퓰리즘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향후 경제적 수요공급체계가 무너지고, 기업붕괴로 인한 대공황의 쓰나미가 밀려올 것이다. 문 정권은 이런 국제정세적인 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임기 말까지 엄청난 자금을 풀어서 국민들을 우민화하고, 포퓰리즘을 통한 사회주의적 전체주의로의 길을 여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문제는 지성과 양식이 없는 국민들이 문재인정권의 좌파포퓰리즘을 너무도 향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탈세계화, 고립주의, 각자도생으로 가는 국제사회의 급변사태에서 과연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은 조금도 없다.

이념적 이분법으로 국민들을 갈라놓고, 그 속에 밑도 끝도 없는 분노의 감정을 유도하고, 모든 국민들을 ‘광장의 혁명투사’로 만들면서, 동시에 자신들은 국민들의 아픔을 조건없이 감싸주는 자비로운 ‘위대한 위정자’들이 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가부채는 총 GDP의 46% 정도로 나와 있다.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물론 내부적 통계문제가 있지만, 아직까지 건전하다. 그래서 문제인정권은 아마도 임기 말까지 국가부채를 GDP의 60%까지 올릴 참이다. 입만 열면 국민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험제도의 개선, 의료제도의 개선, 그리고 무조건적인 복지예산의 증액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가 뿌리는 눈먼 예산의 혜택을 받기 위해, 좌파들의 정경유착과 부패행위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를 견제할 언론과 공권력은 이미 시대적 대세로 등장한 좌파정권에게 무조건적으로 아부하기에 바쁘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대한민국 국민들이 포퓰리즘에 젖어서 문재인정권의 온갖 비리와 만행을 묵인하고, 그들이 추진하는 체제전환의 혁명적 과정들을 그냥 지켜만 본다면, 2년 후 대선에서도 좌파정권이 압도적인 우세로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단언컨대, 그다음 좌파정권에서 대한민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본인으로서는 얼마나 다행스러운 역사적 진행과정인가! 촛불혁명 이후 체제전환까지의 과정들이 평탄하지는 않았고, 어설픈 정치공학 속에서 빚어진 여러 비리행각들과 결과적인 국정실정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에 대해서, 아마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남은 임기동안 국고를 소진하면서, 우민들의 입에 사탕만 물려주면 된다. 이 상태라면 다음대선에서도 좌파정권이 들어서서, 자신은 존경받는 상왕이 되거나, 아니면 헌법을 개정해서 자신이 한번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도 있게 되었다.

역사가 대한민국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 그리스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총리의 11년 좌파집권, 베네주엘라 차베스대통령의 16년 좌파집권, 아르헨티나 후안 도밍고 페론대통령의 11년 좌파집권의 공통점이 모두 국가파산이었다는 점이다.

이런 역사적 교훈을 앞에 놓고도, 마치 ‘마술피리’에 엮인 쥐떼들처럼 대한민국 국민들이 절벽으로 따라 들어가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대한민국은 이들과 다른 또 다른 국제정치적, 지정학적, 체제이념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과연 이러고도 국가생존이 가능하겠는가!

아리송하게 문재인정권이 강조하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은 바로 대한민국이 사라지는 세상이라는 전대미문의 사실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한 시민이 음식을 찾아 쓰레기 통을 뒤지고 있다. [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한 시민이 음식을 찾아 쓰레기 통을 뒤지고 있다. [ 연합뉴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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