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퇴진요구 시위에 연대하는 집회가 미국 하버드대(매사추세스주 케임브리지) 캠퍼스에서 열렸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참가자는 약 50명으로 대부분 하버드대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존 하버드 동상’ 앞에 모여 중국어와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우리는 노예가 아니라 시민이다!" "독재 대신 선거를 원한다!" "물러나라 시진핑!" 집회참가자들은 24일 중국 우루무치에서 아파트화재로 숨진 희생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꽃을 놓았다. 고강도 봉쇄의 여파로 화재 진화가 지연됐다는 의혹이 중국 곳곳의 ‘제로코로나’ 반대시위로 이어졌다.

중국 출신 집회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썼다. 백지로 얼굴을 가리거나, 선글라스를 쓰거나, 후드나 모자로 얼굴을 숨기기도 했다. 중국 당국에 신원이 노출될 경우 국내 가족들 안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름을 ‘웨인’이라고 밝힌 중국 출신 하버드대 대학원생이 호소했다. "우리가 (중국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알고 있으며 그들(중국 내 시위참가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음을 그들에게 알리고 싶다." 시위참여 사실이 알려지면 가족과 친척들은 괴롭힘을 당하거나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며, 자신의 전체 성명을 쓰지 말아 달라는 당부가 덧붙었다.

하버드대에 다니다 현재 이웃학교인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신경과학을 공부한다는 대만 출신 브라비다 왕이 마스크를 벗고 바이올린을 켜며 노래반주를 했다. 이어 "자유를 위해 투쟁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멋진 일", (중국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용기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대학에서 유사한 연대 시위가 계속된다. 앞서 28일 뉴욕의 컬럼비아대에서 열렸으며, 다른 대학들도 계획돼 있다.

과도한 봉쇄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베이징과 상하이 등 본토 주요 도시 8개와 중국 특별행정구인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래 최대 규모의 중국 내 반정부 시위로 평가된다. 27일 베이징 시위가 미국 등 각국 대사관들이 밀집한 량마차오루(亮馬橋路) 일대에서 열린 이후, 중국 당국은 량마차오루 일대(28일 밤) 르탄日壇공원(29일 밤) 주변에 경찰력을 대거 투입해 삼엄한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시위 원천봉쇄에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