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미카
와타나베 미카

지난 주말 중국 상하이·베이징·광저우·우한 등 주요 도시에서 고강도 코로나 방역에 항의하는 이른바 ‘백지시위’가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백지시위’참가자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에 나선 상황이다.

도화선이 된 사건은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에 있는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의한 완전 봉쇄 때문에 화재 발생 후 무려 3시간 동안 방치된 결과 10여 명이 사망했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는 집마다 문을 밖에서 잠가버려 안에서는 열지 못하게 한다. 화재가 일어나도 도망갈 수 없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100일 이상 집에서 한 발도 나갈 수 없었다. 아파트 주차장에 있는 차도 봉쇄 조치 이후 사용하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아파트 앞에는 각종 장애물이 설치돼 있어 소방차가 접근할 수 없었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강제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고문·강간 등 비인권적 실태는 소수민족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 화재 희생자도 위구르인이다. SNS상에서 빠르게 확산한 화재 영상은 중국 당국에 의해 삭제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로 번져가고 있다.

특히 ‘시진핑 퇴진’, ‘공산당 퇴진’을 외치는 대규모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가 1989년 천안문 사태처럼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강경 단속에 나선 상황이다.

중국 주요 도시에는 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이 CCTV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안면인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공안경찰은 영장 청구 없이 개인의 핸드폰, SNS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경찰·법원·검찰 등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는 28일 전체 회의를 열어 시위를 ‘적대 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 질서 교란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할 것을 밝혔다.

이에 1989년 천안문 사태의 학생지도자이자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왕단(王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밝혔다.

"중국에서는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고, 중국 공산당은 긴급회의를 하고 있다. 관용 정책을 취하면 일시적으로 진압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총을 발포하거나 폭력적으로 진압하게 되면 세계를 변화시킬 일이 일어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군대를 동원해 다시 폭력 사태가 일어나면, 중국은 머지않아 붕괴할 것이다. 세계는 아직 준비가 안돼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구소련 공산당 붕괴도 전 세계가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하룻밤에 일어났다." 중국 공산당의 종언이 다가오고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