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내년부터 자동차보험료는 소폭 내리고 실손보험료는 크게 오를 전망이다. /연합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내년부터 자동차보험료는 소폭 내리고 실손보험료는 크게 오를 전망이다. /연합

내년부터 자동차보험료는 소폭 내리고, 실손보험료는 크게 오를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손해율이 낮아진 자동차보험료를 1%대 인하하는 반면 적자가 급증한 실손보험료는 10% 이상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은 당정의 압박 속에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막바지 요율 산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내년 1월 계약일부터 보험료를 최대 1%대까지 내리고, 나머지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은 각사의 상황에 맞춰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나쁘지 않아 보험료를 인하할 것"이라면서 "보험사들이 12월 중에 인하폭을 정해 보험개발원 검증을 거친 뒤 1월부터 대형 손해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먼저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볼 때 보험료를 1%대 정도 내리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업계의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화재 등 대형 5개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과 사고의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반영해 지난 4∼5월에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2∼1.3% 내린 바 있다. 이들 5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1~9월 평균 77.9%로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계약자가 보험사에 지급한 보험료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보험사가 지급한 비율을 말한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선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이 지난달 당정협의회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촉구하면서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의 시기와 폭을 논의해왔다. 자동차보험은 차를 가지고 운전하는 사람은 누구나 들어야 하는 의무보험이다. 가입자만 2000만명에 달해 자동차보험료 변동은 물가에 직결될 수 있는 만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보험료가 내리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10%대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도수치료 등 과잉진료가 급증하면서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지난해 142.5%에 이어 올해도 12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보험을 든 고객이 병원치료 때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으로 가입자만 지난 3월 기준 3977만명에 달한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 지난해 2조8000억원을 거쳐 올해도 2조원대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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