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화물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서 노조법 2·3조 개정, 화물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연합

"대한민국을 살리려면 무능, 무식, 무당, 내로남불 윤석열 정권은 반드시 탄핵시켜야 한다."

3일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정권 퇴진과 함께 화물연대의 무기한 집단운송거부를 지지한다고 외쳤다.

이날 촛불집회 현장은 을씨년스러웠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가입 부스가 있었지만 찾는 사람이 없었다. 지난주까지 집회에 나와 후원을 호소하던 촛불중고생들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시청 앞 촛불집회 참가자는 경찰추산 2800명, 민노총 집회 참가자는 7000명이었다.

3일 촛불집회는 전국 11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경북 포항 형산로타리, 전북 부안 고려정형외과 앞, 충북 청주 성안길 롯데시네마, 전북 군산 롯데마트 앞 사거리, 광주 문화전당역 버스정류장, 대전 둔산동 은하수네거리 국민은행 앞,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 경기 수원역 11번 출구 앞, 강원 춘천 로데오 사거리,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 제주 시청 상징탑 앞 등이다.

이날 오후 3시 무렵 촛불세력들은 시청 앞에서의 집회를 해산하고 여의도 국회 앞으로 집결하라고 공지했다. 이들은 이후 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오후 2시부터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주최한 버스노동자대회에 합류했다.

이 대회에 나온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부정하는 세력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그 책임을 다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봉주 화물연대 본부 위원장은 "화물노동자의 ‘안전’과 도로 위 시민의 안전은 그 어떤 것과도 거래될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의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노총 조합원을 믿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민노총 집회 참가자들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반헌법적이라고 비난하며 안전운임제 확대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오후 5시경 민노총은 여의도 공원에서 국회 방향으로 행진했다. 민노총 조합원들은 국회 앞 차로를 행진하면서 "업무개시명령 철회하고 화물안전운임제 확대하라!"고 외쳤다. 각 산별노조는 소속 깃발을 휘두르며 "화물 안전 운임제 확대하라" "업무개시명령 철회하라" "화물노동자 파업 승리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노총 집회에 합류한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조용했다. 민노총은 이들에게 연단에서 발언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이날 민노총 총파업 주요 거점인 부산신항 삼거리 컨테이너 부두 앞에서도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집회를 열었다. 약 5000명의 영남권 화물연대 조합원은 ‘화물노동자 총파업 승리’를 주요 의제로 내걸었다.

이곳에서 노동자 집회가 열렸지만 화물차들은 별다른 방해 없이 드나들었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떨어진 시멘트의 오늘 출하량은 평시 대비 80%까지 회복됐다. 4일 기준 부산신항 컨테이너 반출입 규모는 평소 대비 97%까지 올라 사실상 정상화됐다. 전국 12개 항만도 82%로 회복됐다.

지금까지 업무개시명령서를 받은 시멘트 화물기사 791명 가운데 22%는 복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현장 조사를 통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기사들에게는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때문인지 민노총 총파업 전선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민노총이 오는 6일 전국 15곳에서 집회를 열어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했고 화물연대 기사들도 속속 현장에 복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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