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전 팀포토를 촬영하고 있다. /연합

11%의 가능성으로 16강에 진출한 태극전사들이 23% 브라질전에 도전한다.

벤투호는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브라질전에서는 벤치로 복귀한다. 벤투 감독은 가나와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가 끝난 뒤 주심에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때문에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벤투의 공백을 메우며 팀을 이끌었다.

FIFA는 브라질전 심판진을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한국의 월드컵 첫 경기였던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에서 주심을 맡았던 클레망 튀르팽이 브라질전에서도 주심을 맡게 됐다.

당시 튀르팽 주심은 큰 문제가 될 만한 판정은 없었다. 다만 조규성과 벤투 감독에게 경고를 주는 등 항의에 민감한 편으로 평가된다. 전반 중반 손흥민이 우루과이 수비수와 충돌해 넘어진 뒤 항의하자 구두 경고를 주기도 했다. 몸싸움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심판으로 전해진다.

미국 닐슨 산하 데이터 업체 그레이스노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태극전사들이 브라질을 꺾고 8강에 진출하게 될 가능성은 23%로 예측되고 있다. 브라질은 가장 높은 77%의 확률이다. 그레이스노트는 H조 3차전을 앞두고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로 11%를 예측한 바 있다.

축구기록 분석 전문매체 ‘옵타’는 브라질전의 벤투호의 핵심으로 ‘김진수의 택배 크로스’를 꼽았다. 옵타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요 공격 경로는 왼쪽 측면 아래 지역으로 내려간다. 김진수의 질 높은 공 배급이 현실적인 특징"이라며 "세트피스 상황 빼고 김진수보다 많은 크로스를 올린 수비수는 이번 대회 통틀어 세 명뿐이다. 조규성이 공중볼 경쟁력을 증명했다. 브라질과 맞서 모든 강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브라질전에서도 ‘손흥민 그래비티’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비티란 운동 경기에서 개인 능력치가 뛰어난 선수를 향해 중력처럼 수비수들이 달라붙어 밀착 마크를 이끌어내 빈 공간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포르투갈전 역전 결승골에서도 손흥민이 포르투갈 진영으로 질주하자 수비수 7명이 손흥민에게 빨려 들어갔다. 이어 빈공간 침투로 공을 건네받은 황희찬의 결정타로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중거리슛과 드리블 돌파가 우수한 스타플레이어인 만큼 브라질 수비라인을 끌어올리고 ‘손 그래비티’를 활용한 공간창출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보다 더 큰 변수가 생겼다. 브라질전은 이번 대회 첫 야간 경기면서 동시에 에어컨이 없는 스타디움 974에서 치러진다. 그간 한국은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3경기를 모두 치렀다. 잔디는 물론 경기장 환경에 대한 적응이 따로 필요 없었다. 숙소와 경기장까지 이동거리도 23km에 불과했다.

스타디움 974는 도하에 위치해 있다. 세계 무역 중심에 있던 카타르 산업유산을 기리기 위해 컨테이너 974개를 활용해 지어진 경기장인데 대회가 종료되면 모든 기반 시설들이 철거된다. 때문에 다른 7개 경기장과 달리 에어컨이 없다. 인접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다습한 해풍이 에어컨을 대신한다. 경기시간도 뜨거운 햇볕을 피해 현지시간 밤 10시에 킥오프된다.

컨테이너 철제구조물로 지어진 경기장인 만큼 발을 굴러 응원박자를 맞추는 독특한 응원문화와의 사투도 예상된다. 태극전사들은 열성 가득한 다수의 브라질팬들이 울리는 철제울림 소리도 견뎌내야 한다.

새벽 4시에 치르는 16강전임에도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은 이어진다. 붉은악마는 "이번 브라질전도 광화문광장에서 경기시작 4시간 전부터 거리응원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강추위가 예상되는데다 평일 새벽 4시라는 점에서 약점이 있으나 많은 시민들이 광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저체온증 환자 발생 등을 대비해 80명 규모의 비상 대피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서쪽에 텐트 4동을 연결하고 난방기구 등을 방치한다. 구급인력이 상주할 계획이며 붉은악마 측에서는 보온용 핫팩을 나눠줄 계획이다.

이번 경기는 대중교통 막차가 끊기고 첫차가 운행하기 전 새벽 시간대에 진행된다. 시는 오전 1시 전후인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막차 시간 연장, 첫차 시간 조정 등에 대한 대책을 강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국이 브라질전에서 승리하면 4강 신화를 달성했던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의 8강 진출을 기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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