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조직선 금전 이익 노리면 안돼"
"공익 조직선 금전 이익 노리면 안돼"
  • 이윤성 정치평론가
  • 승인 2020.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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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 사태에 비춰본 비영리법인 운영

-공익적 목적이나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려고 조직 만든다면 금전적 이익 노리면 안돼

-유니세프 대표가 모금한 돈으로 비행기 일등석만 타고 연봉 대기업급, 사람들에게 실망 안겨

–폼 잡고 싶은 사람 아니라 정말 어려운 사람들 위해 봉사하고 기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해야

헌법재판소에 직장협의회를 만들 때 직원들에게 회비를 받는 것은 중요했다. 적은 금액이라도 일정액을 매달 내야 회원들이 직장협의회를 신뢰하고 그를 위해 기여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또 돈이 있어야 가끔씩 직원들을 위한 작은 이벤트나 물품을 지원하고 회원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회원 간의 결속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직장협의회는 전임자가 없으므로 월급을 보전할 필요가 없고 사업을 너무 많이 하면 직장에서 맡은 일을 하면서 여유시간에 직장협의회를 위해 일하는 운영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만 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일은 직원의 가족의 부음이 있을 때 부의금을 지급하고 근조기를 만들어 세워두는 것이었다.

◇시민단체, 비영리법인 돈을 빼먹는 자가 많다.

그런데 처음 직장협의회를 만들 때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간부를 맡기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일정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이면 자동적으로 간부가 되는 것으로 하고 사무처장과 협의할 때만 들어가 달라고 부탁해서 간부를 맡게 했다. 규정상으로는 회장이 통장을 가지고 쓰면 안되지만 총무 역할을 하는 직원이 바빠 그 일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혼자 세무서 가서 고유번호증 만들고 도장을 파서 통장을 만들고 전직원들에게 돌아다니면서 후원금 공제 동의서를 받아서 경리계에 내고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찾아가서 받아서 가입자를 늘렸다.

내가 회장에서 물러나기 전에도 다시 한번 돌면서 가입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다시 의사를 물어보고 추가로 가입시키고 공제동의서를 받았다. 근조기를 만들고 장례식장에 근조기를 갖다주고 부의금을 전달하는 것도 나 혼자서 다했다.

월 5천 원을 회비로 받았는데 회장을 2년 가까이 하고 회장직을 넘길 때는 남은 돈이 많아 직원들에게 3만 원 정도 되는 전통차 세트를 사서 다 나눠줬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공금은 전혀 손을 안대고 활동비로도 전혀 돈을 쓰지 않았다. 내가 통장을 갖고 있으면서 여기저기 쓰면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법원노조가 사법농단관련 시위를 할 때 지원방문을 했었는데 택시비나 사들고 간 음료수도 내 돈으로 내고 따로 청구하지 않았다. 이렇게 쓴 것을 매년 정리해서 수입과 지출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차기 회장단과 밥 먹을 때만 직장협의회 직불카드 써

연합뉴스TV 캡쳐

​유일하게 밥먹는 데 쓴 것은 차기 회장과 간부진들과 같이 밥을 먹을 때 쓴 돈을 직장협의회 직불카드로 계산했다. 이후에는 무보수로 직원들을 위해 봉사하는데 그 정도는 해도 되니 너무 아끼지 말고 간부들끼리 밥먹을 때는 직장협의회 카드를 쓰라고 말해줬다.

이렇게 무보수로 직장협의회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특별히 억울한 느낌은 없었다. 나는 직장협의회를 만들어 운영해서 직원들의 신뢰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헌법재판소의 부당한 관행을 없앨 수 있었다.

불법한 지시를 한 사람들을 징계를 받게까지는 못했지만 나는 불이익을 보전받았고 장기 연수 기회를 얻어 유학까지 나올 수 있었다. 내가 다른 직원들보다 영어실력이나 공부에 대한 준비는 더 잘 되어 있었지만 불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 찍힌 상황에서는 절대 기회를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쓰면서 전국, 세계의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신뢰를 얻게 되었고 논문을 쓰거나 박사과정을 준비하는 데에도 도움을 얻었다. 직장협의회를 무보수로 만들고 운영했지만 전체적으로 고려해보면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었다.

◇시민단체, 무보수 봉사하는 것을 원칙 삼아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부금 관련 논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기부금 관련 논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나 비영리법인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영리목적이 아니라 공익적인 목적이나 세상에 자기가 바라는 좋은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조직을 만들어 운영을 한다면 금전적인 이익을 노리면 안된다. 기본적으로 회원들이 십시일반해서 회비를 모으고 조금씩 시간을 내서 무보수 봉사하는 것을 운칙으로 삼아야 한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서무를 처리하기 위해 상근직이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일은 돈을 벌기 위한 사람들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에 가까운 개념으로 생활비를 보전하는 정도의 금액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학생이 잠시 경험을 얻기 위해 봉사하거나 가정주부나 은퇴한 사람들에게 맡기면 할 사람이 많다.

​이렇게 활동을 한 경험은 경력을 쌓고 사회에서 이름을 알리고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를 쌓아 또 다른 진로로 나아가기에 좋은 자산이다. 평생 이런 활동을 하기는 힘들더라도 혹은 전업으로 하기는 힘들더라도 인생에 있어 잠시 하거나 하루 시간의 조금씩 내서 활동할 수 있다. 활동 경험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고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내용이라면 책으로 내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시민단체, 비영리법인에서 돈을 빼먹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유니세프 같은 자선단체들도 단체의 대표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모금한 돈으로 비행기 일등석만을 타고 다니고 대표의 연봉이 대기업 간부급으로 받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사람들이 실망하여 기부를 끊고 있다.

이런 단체에서 일하거나 대표를 맡는 사람들은 이 일을 통해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남에게 폼 잡으며 살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라 무보수나 실비로 정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기여하고 싶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

실제로도 그런 투명하고 깨끗한 단체들이 몇몇 있지만 염치없는 사람들 때문에 성실하고 양심적인 사람들조차 빛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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