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없는 나라 민주주의, 반드시 인민민주주의 된다
시민 없는 나라 민주주의, 반드시 인민민주주의 된다
  • 강 량 주필, 정치학 박사
  • 승인 2020.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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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깃발 나부끼는 21세기 한국서 토크빌을 다시 생각한다
미국 독립 선언에 서명하는 13개 식민지의 대표들. 출처:위키피디아
미국 독립 선언에 서명하는 13개 식민지의 대표들. 출처:위키피디아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영국으로부터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갔던 청교도들로부터 유래한다. 금욕주의적 삶을 중시하는 청교도주의(Puritanism)는 신대륙에 정착했던 모든 미국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며, 종교의 자유와 법치를 강조해 왔다.

따라서 후진적인 민주주의국가들에서 흔히 나타났던 경제적 부패나 물질적 타락의 형상들은 미국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목숨을 각오하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천지로 향했던 청교도들의 개척정신은 향후 미국인들의 서부개척과 프런티어정신으로 이어진다.

마르크스 (Karl Marx)와 동시대를 살았던 토크빌 (Alexis de Tocqueville)은 프랑스혁명의 실패를 획일적인 평등에 입각해서 혁명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는 조국 프랑스가 자유민주주의를 도용해서 보다 안정되고 성숙한 제도로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의 노력은 9개월간의 미국여행을 경험한 후에 집필한, ‘미국의 민주주의’ (Democracy in America)에서 십분 발현된다.

천재 철학자 토크빌은 한번의 낙선 끝에 재출마해서 1839년부터 1851년까지 12년 동안 국회의원으로 현실정치에도 참여한다. 그러나 선동적인 웅변술이나 사교술에 능하지 못했던 당대의 천재는 평생을 우울증과 고독감으로부터 고통을 받았다. 그리고 이런 현실은 자기 스스로 ‘머리로는 항상 진보였지만, 가슴으로는 항상 보수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고백하게 만든다.

◇프랑스 혁명의 트라우마

법관이었던 할아버지가 루이 16세를 변호하다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고, 그의 부모님들도 극심한 고초를 받았던 프랑스혁명의 ‘트라우마’ (Trauma)는 좀처럼 그에게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귀족출신이었던 토크빌 자신도 당시 질풍노도처럼 밀려오는 획일적인 ‘평등사조’와 이로 인한 사회적인 또는 내면적인 갈등으로 인해, 결코 편한 인생을 살지는 못했다.

토크빌의 천재성은 21세기 대한민국의 혼란상황에서 더 큰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획일적인 평등은 사람을 고립시키고 무력하게 만들며, 또 경쟁에서 이긴 소수의 신분상승은 다수의 참을 수 없는 증오심과 질투심을 생성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또 사람은 일단 자유 속에서 평등을 찾는데, 만약 평등을 찾지 못하게 되면, 자유를 쉽게 포기하고, 억압과 예속, 야만과 복종이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평등’만을 찾게 된다고 강조한다.

토크빌은 ‘민주주의의 딜레마’는 성숙했던 개인주의 (Individualism)가 시간이 흘러가면서 타락하는데 있다고 본다. 즉, 개인주의가 결국 공적생활의 미덕과 사회적 덕목을 져버리는 ‘이기주의’로 빠져들게 되는데, 그 원인은 바로 ‘인간의 본성’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자유와 평등은 스스로 ‘길항관계’에 놓이는데, 자유는 고립되고 소외된 이기적 개인을 양산하고, 평등은 자유를 외면하는 ‘정치권력의 하수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자유와 평등이 공존하는 민주주의야말로, ‘신의 섭리’와도 같은 시대정신이지만, 자체적인 모순에 의해서 민주주의는 국민의 동의와 선택이라는 제도적 명분하에, ‘독재정권’을 불러오고, 스스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자가당착’에 빠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민주주의의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토크빌은 미국의 연방제도, 타운십 (Township) 미팅, 시민결사체(Civic Association)의 확산, 법치와 사법권제도의 확립, 공동체의식과 기독교의 영향, 생활 속의 국민주권의식과 준법정신 등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라시아대륙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만이 건국대통령 이승만박사의 노력으로 아주 힘겹게 자유민주주의를 실행하고 있고, 또 그렇게 72년을 해왔다. 그런데 문재인 좌파정권에 와서 완전히 대한민국의 체제타락은 물론이고, 체제전복의 위기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문재인의 전체주의 선전선동

“사람이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다, 국민의 권리를 사람의 권리로 바꾸자, 하나의 민족, 생명공동체, 민중시대, 친일파척결 등” 문대통령은 입만 열었다하면, ‘국민’을 ‘민족’으로 또는 ‘민중’으로 바꾸려는 반복적인 선전, 선동을 획책하고 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국민들의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는 ‘시민’과 ‘국민’이란 개념을 말소하기 위해서, 종족개념의 민족, 인민, 민중 등과 같은 획일적 평등개념 하에서 이뤄질 수 있는 온갖 전체주의적 어휘를 통해, 기획된 선전, 선동전략을 의도적으로 반복, 학습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을 모두 고려해 본다면, 2백년 전의 한 프랑스천재가 역설적이게도 민주주의가 결국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인민민주독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예언한 내용들이 정교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후발산업국가로 등장해서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경쟁에 끼어들었던 통일독일은 결국 1차 대전의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 결과 지구상에서 가장 민주주의적인 바이마르헌법을 탄생시켰는데, 역설적이게도 이 헌법은 독재자 히틀러를 탄생시켰다.

독일의 전통적 가부장제도와 신교가 아닌 구교, 즉 가톨릭의 습속을 바이마르헌법은 감당은커녕, 전혀 통제할 수가 없었다. 시민이나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 ‘낭만적 민족주의’는 결국 민중 (Folks)속의 혈통과 종족을 강조하는 '독일정신'(German Geist)으로 치닫고 나갔으며, 이는 ‘나치즘’이란 전체주의국가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대한민국과 바이마르공화국 시절 독일

작금의 대한민국이 바이마르공화국 이후의 독일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획일적 평등개념에 입각해서 국민들의 증오심과 질투심을 부추겨서 분노하게 만들고, 한편으로는 평범한 사람, 사람다운 사람, 평화로운 사람, 하나의 민족, 평화의 민족 등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을 철저하게 ‘우민화’시키고 있다.

한국전쟁 영웅인 백선엽장군이 토착왜구이고, 친일파라고 비난하는 구역질나는 기만전략 속에, 현충원의 친일파들을 ‘파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 되었다. 이들 말대로 대한민국 군대가 민족의 군대라면, 북한과 대치할 경우, 이는 ‘민족정서’에 맞지 않게 된다.

백선엽 장군
백선엽 장군

이는 결국 대한민국 군대가 반대한민국의 편에 서게 된다는 예기인데, 이 정도면 대한민국의 종말은 현실적으로 가시화되었다고 봐야 한다.

대한민국의 시작과 끝이 토크빌이 강조했던 ‘인간의 덕목은 무시하고, 왕위에 군림하는 (More Than King, Less Than Man) '주권자'들의 민주주의’와 ‘인간의 한계’를 잃어버린 이들의 민주주의로 인해서, 결국 민주주의의 자기파괴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머리가 아프다.

오늘 이 저녁이 다 가기 전에, 집 근처에 살면서 흔히 ‘똥별‘이라고 좌파들에게 우롱당하는 친구하고 같이 예배당에라도 나가봐야겠다. 쿼바디스 도미네 ! (Quo Vadis Domine)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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