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적’ 표현 빠진 2020 국방백서. /연합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부활한다.

6일 정부 측에 따르면, 다음 달 발간되는 ‘2022 국방백서’의 초안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담겼다. 이는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 5월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방백서 등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이후 군은 장변 정신전력 교재에 ‘북한군과 북한정권은 우리의 적이다’는 내용을 명시해 배포했다. 국방백서에도 군 정신전력 교재와 동일한 표현이 들어가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국정과제에 제시된 대로 북한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명시하는 표현이 국방백서 초안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주적 개념은 지난 1994년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 명기돼 2000년까지 유지됐다.

이후 남북 화해 무드가 형성되면서 2004년 국방백서부터 ‘직접적 군사위협’ 등의 표현으로 바뀌었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에도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적’ 표현이 다시 등장한 것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계기였다. 같은 해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다시 담겼고 박근혜 정부까지 유지됐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사라지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대체됐다.

결국 국방백서 이번 초안이 확정될 경우 2016년 이후 6년 만에 북한을 향한 ‘적’ 표현이 재등장하는 것이다. 다만 2022년 국방백서에도 북한에 대해 ‘주적’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페이스북에 "주적은 북한"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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