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아 집사 “‘하나님 감사합니다’ 고백했더니 고난 아니라 축복”

4일 신광교회 주일예배에서 간증 중인 김희아 집사. /신광교회 유튜브 캡처
4일 신광교회 주일예배에서 간증 중인 김희아 집사. /신광교회 유튜브 캡처

“사람들이 저를 보고 세 번 놀랐습니다. 처음에 제 모습을 보고 놀랐다가, 남편과 자녀를 보고 놀라고, 마지막으로 하나님 은혜로 감사함으로 살아온 이 여인의 행복한 삶에 함께 놀라면서 기뻐해 줍니다. 제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감사합니다’라는 이말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했더니 고난이 고난이 아니라 축복임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지난 4일 신광교회(담임 백상규 목사) 주일예배에서 간증한 김희아 집사는 얼굴에 붉은 점을 가지고 태어난 그녀가 행복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고백했다. 보육원에서 성장한 김 집사는 ‘희아’라는 예쁜 이름을 가졌었지만 세상은 이름 대신 그녀의 얼굴의 점을 보고 귀신, 괴물이라고 불렀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전염병 환자처럼 피해 가거나 동물을 구경하듯 쳐다보는 모습에 그녀는 너무 아프고 슬펐다. 

“저는 보육원에서 유독 눈에 띄는 아이였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보육원 아이들은 후원자의 사랑을 받고 있었어요. 그러나 제 나이 열 살이 될 때 까지 이 땅에서 저를 후원해주는 분도 없었고,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보육원 원장님이 가라고 해서 갔던 교회에서 어느날 목사님의 한 말씀이 그녀의 귀에 들어왔다. ‘너희들이 간절히 원하는 게 있으면 하나님이 그 기도를 들어주실 때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라’는 말씀이었다. 그날부터 그녀는 하나님 앞에 처음으로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이 내 얼굴을 못 보고 지나가게 해주세요’, ‘후원자님 한 명만 만나게 해주세요’라는 기도였다. 

“어느 날 저에게 편지와 카드가 날아오기 시작했어요. 정말 후원자님이 생겼습니다. 누가 나를 놀리고 아프게 할 때마다 편지 속에 적힌 희아를 제가 부르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삶에 감사를 알게 해준 감사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들은 고아원에서 살면 불행할 거라고 말해요. 그런데 생각을 바꿔서 하나님이 주신 감사를 보육원 안에서 찾으니 보육원에서의 삶이 얼마나 축복받은 삶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저를 어두운 산속이 아닌 구세군 보육원에 데려다주셨으니 저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 품에 안긴 것이에요. 또 하나님이 저를 자녀 삼아 주셔서 저에게 믿음을 선물로 주셨고, 하나님을 믿음으로 구원해주셨으니 큰 축복입니다. 고아라고 원망하고 불평하고 살았다면 불행이 되겠지만, 주님의 자녀로 삼아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백하니 그것이 곧 축복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선생님이 그녀의 이름을 불러준 기억이 없었다. 공부도 못하고 얼굴에 점이 있고 부모도 없는 자신을 중학교 선생님마저 좋아하지 않을까 봐 불안했다. 그래서 하나님께 선생님이 자신을 미워하지 않고 좋아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선생님과 눈 마주치는 게 무서워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책상만 보는 그녀에게 중학교 때의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올 때마다 이름을 불러줬다. 그렇게 김 집사는 교실 안에서 조금씩 웃기 시작했고,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시 선생님의 칭찬을 들으면서 커다란 용기가 생겼습니다. 머리카락을 가리지 않으면 나갈 힘이 없던 제가 얼굴의 점이 드러날 정도로 머리를 묶고 학교에 갔어요. 선생님은 저를 보고 예쁘다고 하시며, 남들은 너를 이상하게 봐도 너는 세상을 바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남들의 시선과 말로 저를 보면서 저주 받은 인생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믿음이 자라면서 하나님이 주신 마음으로 깨달았습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아니라 나 자신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더 나아가서는 하나님이 어떻게 보시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변화된 그녀도 스무 살이 되어 보육원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 오자 이제 정말 고아가 된다는 게 느껴지며 무섭고 두려웠다. 자신의 얼굴을 보면 세상 모든 사람은 수군거리고 침을 뱉고 지나가는데 어디에 나가서 돈을 벌고 살아갈지 막연하고 두려웠다. 그녀는 다시 하나님 앞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눈물로 호소했고, 몇 달 뒤 원장님은 그녀를 불러 보육원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일하라고 했다. 

“하나님 앞에 호소했더니 주님께서 제 마음을 아시고 이렇게 좋은 직장을 예비해놓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이 점을 ‘하나님 주신 복점’으로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길을 걷다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그녀에게 ‘저것도 얼굴이라고 들고 다니냐’, ‘내가 저런 얼굴이면 죽어버린다’고 말해도 ‘왜 그런 말을 하냐’고 말할 수조차 없었다. 그녀가 따지면 ‘얼굴이 저러니까 성격도 이상하다’고 사람들이 더 이상하게 봤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너무 아픈 말을 하고 가서 그렇다는 말에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았다. 그때 그녀는 하나님 앞에 ‘지금 저 사람은 제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르고 그랬을 테니, 벌주지 마시고 축복해달라’고 기도했다. 

“제가 믿음이 좋아서 그렇게 기도한 게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가서 하나님 말씀을 듣고 읽었기에 그 순간 ‘너를 저주하는 자를 저주하지 말고 축복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기억나게 해주신 것이에요. 하나님이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깨달았어요. 저 때문이에요. 저주는 내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말한 그 사람의 것입니다. 축복을 심었더니 저의 기도가 되고 저의 축복이 되어서 상처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 앞에 더 감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날 저녁 그녀는 하루의 일과를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다가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 앞에 주먹을 불끈 쥐고 기도했다. ‘이 주먹이 지우개가 돼서 이 점을 문지를 때마다 지워지게 해 달라’고 ‘사람처럼 살고 싶다’고 하나님 앞에 눈물로 아픔을 호소했다. 그때 눈물 너머로 눈물로 함께 하시는 주님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녀는 주먹 쥔 손을 다시 하나님 앞에 모으고 다시는 하나님께 슬픈 눈물을 들리지 않고 기쁨의 눈물을 드리겠다고 기도했다.

“눈물로 저의 살갗을 벗기던 그날, 주님은 주님의 눈물로 이 여인의 마음의 붉은 점을 깨끗이 지워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선 분명히 감당치 못할 시험은 허락지 않으시고 고난을 피할 길을 주신다고 하셨어요. 이 붉은 점의 아픔을 피할 수 있는 길은 감사의 길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얼굴의 점은 남아 있습니다. 분명히 주님께서 뜻이 있으셔서 주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저에게 남겨주신 줄로 믿습니다. 그러니 이 붉은 점은 아픔이 아니라 감사의 이유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제가 행복하다고 예쁜 여자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입니다.”

“스물다섯 살까지는 안 아픈 채로 살았으니까 감사합니다. 지금은 얼굴에 수술을 많이 해서 눈도 삐뚤고 코도 비뚤고 웃어도 모양도 예쁘게 안 나오지만 오늘이 슬프면 지난 날의 감사를 가지고 와서 되새김질하니까 감사가 열매가 돼서 또 더 감사하게 만들어주는 걸 경험합니다. 저는 제 얼굴의 점을 복점이라 여기며 복점의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코에서 코피가 쏟아져서 병원에 간 그녀는 ‘상악동암’이라는 병명을 진단받게 된다. 25살, 이제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살던 그녀에게 그해 성탄 선물은 너무나 가혹했다. 하나님께 ‘맞은 자리 또 맞으면 이런 아픔이냐고 여쭤보며 고통스럽고 무섭다’고 기도했다. 그때 다시는 하나님께 슬픈 눈물을 드리지 않겠다고 했던 이전의 기도가 떠올랐다. 지금 상황은 더 처절하고 자신의 모습은 일그러진다 할지라도 그녀는 살기 위해 눈에 보이는 감사를 찾아내야 했다.

“스물다섯 살에 만났던 그 아픔과 무서움, 두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죽고 싶다’는 절망적인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감사합니다’라는 다섯 글자였습니다. 그리고 수술하러 가는 그날 새벽 너무 행복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늦은 밤 간호사 선생님에게 마치 어릴 때 소풍 가는 것처럼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했더니 선생님은 저를 보면 힘이 난다고 하셨어요. 그냥 감사해서 감사하다고 했고, 행복하니까 행복하다고 했고, 웃을 일이 있어서 웃었는데 저 같은 사람을 보고 힘이 난다는 그 말이 저에게는 엄청나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병원에 입원해서 암 선고받고 수술받았던 그 순간이었다고 한다. 그날 그 시간이 그녀의 삶에 가장 귀한 ‘골든타임’이었다. 병문안을 온 사람들은 그녀가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활짝 웃고 있어 다들 깜짝 놀랐다. 그녀가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다섯 글자 때문이었다. 빌립보서 4장 6~7절 말씀처럼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했을 뿐인데 그녀의 마음이 편안했기에 더 많이 감사할 수 있었다. 감사의 파도는 그녀의 고난을 쓸어가 버렸다. 

“흔적은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도 못 자국과 창 자국을 가지고 계시잔하요. 제가 믿음이 좋아서 감사할 수 있었던 게 아닙니다. 감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수님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그 십자가 희생이 있었기에 어떠한 상황 가운데도 감사할 수 있었고, 하나님 앞에 감사했을 때 그 고난을 유익과 축복으로 변화시켜주셔서 아름다운 여자라고 이렇게 간증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모든 삶을 감사함으로 받으면 하나님은 그것을 더한 감사로 주시고 더 큰 행복으로 주시는데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새벽에 아기를 어르고 달래는데 아기의 뽀얀 얼굴에 제 점이 비치면서 저를 낳아주신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저는 이 아기를 모든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은데 저를 낳아준 엄마는 누구에게 저를 자랑할 수 있었겠어요. 이렇게 태어나서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하나님의 은혜로 잘 자랐고, 어느 날 제가 손을 다쳤는데 아이가 저보다 더 많이 아파했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이것밖에 안 다쳐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이가 계단에서 넘어져서 다쳤어요. 그런데 저에게 이것밖에 안 다쳤다고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을 뿐인데 아픔은 유전되지 않고 감사가 유전되었어요.”

“아이랑 소꿉놀이하는데 그 날은 딸아이가 엄마를 하겠다고 했어요. 배고프다는 제 말에 딸아이는 ‘우리 아기 배고파? 엄마가 맘마 차려줄게’라고 말했어요. 제가 엄마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그날 소꿉놀이하다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날 밤 딸아이는 저를 꼭 끌어안고 엄마는 엄마가 없어서 불쌍하다고 말해줬어요. 감사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인데 아이가 엄마의 아픔을 불쌍하다고 말해주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주님 앞에 범사에 감사드렸을 때 하나님께선 고난을 축복으로 만들어주셨고, 아이들은 이 모습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감사의 씨앗이 되어서 더 많은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우리 엄마라서 너무 감사해요’라고 말하면서 연신 제 얼굴에 뽀뽀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부모님에게서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자녀를 통해 받아볼 수 있게 해주셨어요.”

“우리가 아픔과 고난이 있다고 해서 하나님께 버려진 인생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고난을 허락하셨을 때 저는 이런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잘못한 일이 있어서 벌을 주시기도 하지만, 나를 살리고 나를 지키기 위해서도 고난을 허락하시고 내 죄를 끊게 하시기 위해 고난을 주신다는 것도 깨닫게 됐어요. 고난이 유익이 되고 축복이 되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원망과 불평으로는 고난이 유익이고 축복이 될 수가 없어요. 하나님께서 범사에 감사하라 하신 이유는 축복으로 바꾸어 주시기 위함인 줄 믿습니다.”

“제 삶에 고난이 있었기에 감사가 얼마나 큰 은혜인지 알게 되었어요. 모습은 비록 이렇게 삐뚤어져 있지만 하나님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인 줄로 믿습니다. 제 삶의 아픔은 더 큰 감사를 알게 해주셨고 고난이 아니라 축복이 되게 해주셔서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나눌 수 있는 삶이 되게 해주셨어요. 제 삶의 힘은 범사에 감사입니다. 제가 예뻐 보이나요. 제가 한 건 하나님 말씀하신 범사에 감사밖에 없습니다. 이 여인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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