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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넷플릭스의 벽을 넘지 못한 국내 OTT 업체들이 결국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성장보다는 생존을 위한 싸움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OTT 업계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콘텐츠 확보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압도적인 자본과 지식재산권(IP)을 앞세운 넷플릭스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존폐를 위협받게 됐다. 이에 국내 OTT 업체들은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업체별 가입자 분산은 독(毒)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국내 OTT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뒤를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연합인 웨이브, CJ ENM의 티빙 등 국내 OTT 업체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6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OTT 시장점유율 1위는 넷플릭스로 38.2%에 달한다. 그 뒤를 웨이브 14.4%, 티빙 13.1%, 쿠팡플레이 11.8% 등이 잇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진출한 디즈니플러스는 5.61%, KT 시즌은 4.98%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1일 CJ ENM의 티빙과 KT의 시즌이 통합을 공식 선언하면서 국내 OTT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티빙이 시즌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이다. 1대 주주인 CJ ENM가 운영을 맡는다. 시즌의 모기업인 KT스튜디오지니는 JTBC에 이은 3대 주주로 운영에 관여하게 된다.

이번 티빙과 시즌의 합병은 단순히 두 OTT 업체가 하나가 되는 것을 넘어 양사가 가진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통신기술 역량이 결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CJ ENM로써는 KT가 확보한 인터넷TV(IPTV) 플랫폼과 콘텐츠를 흡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KT는 CJ ENM이 가진 채널에 자사의 콘텐츠를 공급하며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즌은 이달 말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다. 국내 OTT 시장에서 하위권을 맴도는 시즌보다는 티빙의 브랜드 가치가 더 크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티빙이 시즌의 이용자들을 그대로 흡수한다면 점유율은 18.1%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웨이브에 이어 줄곧 3위에 머무르던 티빙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 역시 토종 OTT 업체인 왓챠의 인수를 서두르고 있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국내 OTT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미미한 LG유플러스로서는 티빙과 웨이브에 걸 맞는 체급을 키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OT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왓챠가 발행하는 4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럴 경우 2년 연속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왓챠도 한숨 돌리게 된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업체들도 저렴한 요금제와 국내에 특화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는 지난달부터 광고 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콘텐츠에 4~5분짜리 광고를 넣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현재 포화 상태인 국내 OTT 시장에서 이용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에서 제작한 콘텐츠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디즈니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를 통해 한국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콘텐츠를 13편 이상 공개하기로 했다.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확장해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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