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수도권 출신·MZ세대 지지 당대표 필요” 발언 파장
“한동훈 장관, 당대표 차출론 아니냐” 국민의힘 안팎 시끌
전문가 “낙후된 한국 정치 시스템 바꿀 새 인물 발굴해야”
‘꼰대주의’ 거부...‘정치혁명’에 대한 MZ세대 목마름 반영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3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

국민의힘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민감한 문제를 주 원내대표가 건드린 셈이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강연에서 당 대표에 출마했거나 예상되는 인물로 황교안, 김기현, 윤상현, 조경태, 권성동, 나경원, 권영세 의원 등을 언급한 후 "당 대표 후보로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으로, 다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차기 당 대표의 3가지 조건으로는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고 ▲MZ세대에 인기가 있으며 ▲공천 잡음을 일으키지 않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장관이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해석을 낳았다. 아울러 한동훈 법무장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윤심’을 반영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이어졌다.

그러자, 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장관 차출론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주 원내대표의 수도권 대표론과 MZ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표론에 대해 ‘당연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나경원 전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쁜 내부 디스"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장제원 의원은 "당에서 인물을 키워야지 (왜 원내대표가) 스스로 인물이 없다고 당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서 차기 지도부 선출에 찬물을 끼얹는지 모르겠다"며 주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윤심의 반영’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주 원내대표의 발언 파장이 큰 것은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갖는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물밑에서 일고 있는 ‘한동훈 대표론’이 뜨겁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한동훈 차출과 대표론이 이처럼 뜨거운 이유에 대해 한 정치 전문가는 "한동훈 대표론은 탄핵 이후 대통령 후보마저 외부영입을 통해 해결해야 했을 만큼 국민의힘 내부의 힘이 약화되어 있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바람으로 보수 진영의 후보들이 뜨지 못한 채 도토리 키재기를 했던 현상처럼, 한동훈 대표론으로 인해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정치평론가는 "한국의 정치는 87년 체제 이후 정체되고 낙후되어 있다"며 "21세기에 맞는 정치혁명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예전에는 능력 이전에 인간이라는 말처럼 ‘품성론’이 대세였다면, 이제는 인성과 실력을 동시에 갖추는 것을 원하는 ‘실력주의’를 중시하는 것이다. 즉, MZ세대는 구태의연한 ‘틀딱’도 싫지만, 실력도 없이 가르치려 드는 86, 97세대의 ‘꼰대주의’는 더 싫은 것이다.

따라서 국회에서 억지를 부리는 민주당 의원에게 보여준 한동훈 장관의 모습은 윗세대들에겐 ‘되바라진’ 느낌을 주지만, MZ세대에겐 ‘똑 부러진 실력’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만큼 MZ세대들은 ‘실력주의’를 중시한다.

그러므로 한동훈 현상은 스마트 정치혁명을 요구하는 시대정신과 맞닿아 있다. 즉, 6070세대 산업화 틀딱의 권위주의도, 86, 97세대 운동권 꼰대의 위선주의도 아닌 MZ세대의 실력주의가 인정할 수 있는 ‘스마트 정치혁명’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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