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설에 휩싸였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왼쪽에서 두번째)가 코치, 친구들과 식사하는 모습이 담긴 트위터 영상이 지난해 11월 20일 공개됐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이날 펑솨이가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이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이 1분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펑솨이는 지난해 말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불명돼 실종설이 돌았다. /트위터 캡처
실종설에 휩싸였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왼쪽에서 두번째)가 코치, 친구들과 식사하는 모습이 담긴 트위터 영상이 지난해 11월 20일 공개됐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인은 이날 펑솨이가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는 모습이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이 1분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펑솨이는 지난해 말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불명돼 실종설이 돌았다. /트위터 캡처

중국 정부 기관들이 자국 내 첩보 활동을 위해 사용하던 이른바 ‘여론 분석 소프트웨어’를 해외 여론 동향 검열에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이용됐다. 중국만이 아니라 세계인을 상대로 한 검열인 셈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인 아닌 누군가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조차 중국공산당에 관한 발언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 아닌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2020년 초부터 진행된 중국 정부의 프로젝트와 관련된 공문서와 기업 문건 등을 입수·분석한 결과, 중국의 첩보 활동이 해외 SNS로 확대된 사실을 확인했다. 저인망식 정보 수집 온라인 감시 프로그램으로 자국 내 민감한 정보 유포자들의 추적을 넘어 해외인사 정보 수집·검열 프로그램까지 만든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자동으로 정보를 수집한 뒤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한다. 반(反)중국 여론 동향이 감지되면 당국에 실시간 경보가 울리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소프트웨어를 주문한 주체는 국영 매체·정치 선전 당국·공안·군부·온라인 규제 당국 등이었다.

구체적으로 단순 자동 정보 수집 프로그램부터 24시간 가동되는 수십억원대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맞춤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특히 조달 사업의 3분의 1 정도는 중국 공안이 차지했다. 중국 공안은 홍콩과 대만 관련 서방세계 사용자의 채팅 내역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21만6000달러(약 2억5700만원)에 이용하고 있다.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24시간 민감 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나아가 지난 2019년부터 해외 소셜미디어도 감시 대상에 추가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인터넷판도 해외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수집해 공안·사법 당국·공산당 조직 등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수십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 국영 매체는 해외 언론인 데이터베이스를 제작하기 위해 트위터·페이스북 게시물을 수집하는 소프트웨어를 32만달러(약 3억8000만원)에 구입했다.

"우리는 반(反)중국 인사들의 지하 네트워크를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산하기관의 한 분석가가 하는 말이다. 중국은 비판적인 학자·정치가·언론인들의 프로필 등을 수집,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압박하며 해외 선전에도 활용 중이다. WP 보도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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