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들, 6일 ‘세계 인권선언 74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
유엔 인권관계자들 축사‧기조연설...北인권 전문가들 토론 

“인권 문제야말로 북한이 숨기고 싶은 가장 치명적인 약점”
“북한 상황 보면 북한인권재단 설립은 매우 시급하고 적절”
“北정부 잘못 책임 묻는 것, 전 세계와 北주민들 위해 중요”
“보편적 인권 문제에 통일된 견해 가진다면 진영논리 극복”

6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세계 인권선언 74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6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세계 인권선언 74주년 기념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2013년 3월 설립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2월 유엔인권이사회(HRC)에 북한인권에 관한 역사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COI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침해가 반인도범죄에 이르고 있음을 확인하고, 보호책임의 원칙(R2P)에 따라 유엔 안보리가 북한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거나, 특별 재판소를 설치해 책임을 물을 것을 권고했다. 이로써 북한인권 문제는 인류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공식 부상했다.”

6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세계 인권선언 74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한 김태훈 이사장(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이하 성통만사)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성통만사와 (사)북한인권, 한변(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올인모(올바른 북한인권법을 위한 시민모임) 등 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김태훈 이사장은 “2014년 발표된 OCI의 보고서는 북한인권 실태와 그 개선방안에 관한 최초의 포괄적·종합적인 권위를 가지고 2022년 11월 16일 제77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18년 연속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을 비롯해 매년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에서 인용되고, 그 밖에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국내외 인권기구들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북한인권 문제는 빈번한 북핵 이슈에 가려져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북한의 인권 문제야 말로 북한이 숨기고 싶은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란 점에서 북한 인권의 현주소를 제시하면서 관심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번 보고서가 준비됐다”고 전했다.

그는 “COI가 설립된 이후 10여년의 세월 동안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 변화 여부, 그에 따른 북한인권 개선 활동의 재정립과 역량 강화, 저번 확대를 위한 현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비정상적·반인권적인 북한 정권의 형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인권운동의 기본을 지키는 운동이라고 판단되며, 향후 우리가 견지해야 할 중요한 과제”고 강조했다.

이어진 축사 순서에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영상을 통해 “인권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에 특히 한반도의 정치·군사적 긴장의 고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긴장이 고조 될수록, 북한에 살고 있는 2500만 명은 더욱 가혹하게 고립되며 그 고통도 커진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유엔의 특별절차 임무 수행은 시민사회 단체들과 협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북한 주민들의 삶의 개선과 북한 인권의 보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마이클 커비 전 COI 위원장도 영상을 통해 “북한의 상황을 보면 북한인권재단 설립은 매우 시급하고 적절하다고 보인다. 북한 주민들에게 행해진 끔찍한 사건들과 잘못된 일들이 온라인을 통해 세계에 공개되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며 “북한인권재단이 한국의 법률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업무를 지속할 수 있게 도와주고,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특별 보고관의 업무를 지원하고, 보고서에 적힌 유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말했다.

커비 전 위원장은 “북한 정부에 대해 조사하고, 북한 정부의 잘못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전 세계와 북한 주민들을 위해 중요한 것”이라며 “이것은 모든 나라들에서 일어났었던 인권 유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인류의 도덕적 양심에 충격을 주는 반 인륜적 범죄에 대한 이야기이며, 한국 정부가 특별보고관을 지지하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결과물과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그리고 가장 큰 단계로 나아가는 권고사항을 지지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격려사를 한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인권문제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해결하겠는가에 대해 통일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의 대북정책과 관련된 진영 논리는 우리가 극복할 수 있다”며 “외부에선 세계인권선언을 존중하고, 매해 북한인권과 관련한 결의안이 나오고, 책임자 규명을 위한 문제들이 심도있게 논의되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제임스 히넌 소장(서울 유엔인권사무소)은 “세계인권선언은 인권 최고 대표의 말을 인용하자면 기적의 문서”라며 “전 세계는 격변의 일을 겪은 직후로 세계인권선언은 보편적인 권리를 제시하고 모든 사람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다는 점을 명시한 바 있다. 내년 75주년 기념일까지 앞으로 1년에 걸쳐 ‘존엄성 자유, 모두를 위한 정의’라는 슬로건을 갖고 캠페인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러한 기념을 활용해서 북측 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노력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북한인권 COI) 이후 최근까지 북한인권의 변화’라는 주제로 이상용 데일리NK 공동대표·김은덕 전 북한 양강도 검찰소 검사의 발제, 하무진 통일부 북한인권과 과장·윤승현 NKDB 인권침해지원센터 센터장의 토론이 진행됐다. 이어 ‘PSCORE의 ECOSOC 협의기구 지위 10년간의 활동보고’ 주제로 남바다 사무국장(성통만통)·이성민 매니저(미국 이누건재단 북한프로그램)·황인철 대표(1969년 KAL기 납북피해가족회)가 대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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