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부터)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7일 국회 의장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회담을 마친 뒤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부터)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7일 국회 의장실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위한 회담을 마친 뒤 나오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상민 해임안’을 결정한 가운데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불투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예산안과 해임안의 ‘연계 전략’을 펴는 반면, 민주당은 두 사안의 ‘분리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가 9일을 넘길 것으로 보고 단독수정안 처리 가능성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7일 민주당이 오는 8~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를 예고한 데 해해 "이상도, 양심도 잃었다"고 비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해임건의안보다 시급한 것은 ‘예산안’ 처리라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대한민국 제1야당의 의원들이 모인 총회에서 총의를 모은 안건이 ‘민생’이 아닌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라니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발의가 예산안 처리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딜브레이커’(협상 결렬 요인)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박 대변인은 "국회의 최우선 책무인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이미 법정시한을 넘긴 터"라며 "9일 정기국회까지 불과 이틀을 앞두고 또다시 끝 모를 정쟁의 소용돌이로 국회를 끌고 가려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져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태원 참사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의지보다 정쟁의 판을 키워 정치적 주도권을 잡으려는 계략에 불과할 뿐"이라며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엄포는 협박일 뿐이며, 누가 보더라도 예산안과의 연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지난 1일과 2일에도 예산안은 내팽개치고 해임건의안만이라도 처리하겠다고 그토록 우기더니 그새를 못 참고 어떻게든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악을 쓰고 있다"며 "민주당이 길을 잃었다. 이성도 잃었다. 양심도 잃었다. 민주당의 사전에 염치라는 단어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해임건의안에 쏟는 열정과 힘의 반의반만이라도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에 쏟기 바란다"며 "제발 이성과 양심을 되찾아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공당의 길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야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문에 예산안과 연계된 내용은 "(국정조사) 준비 기간을 거쳐 2023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직후에 기관보고, 현장검증, 청문회 등을 실시한다"는 게 전부다. 예산안을 먼저 처리하고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게 여야 합의 내용이다.

반면 민주당은 "해임안과 예산안은 별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7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예산안은 예산안이고 이상민 장관 문책은 문책"이라며 "연결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담판에서도 예산안 자체를 가지고 견해 차이가 있어서 절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상민 장관에 대한 문책 때문에 협상이 공전하거나 겉돌거나 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은 여야가 예산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지만 정기국회 기간을 넘길 가능성이 있을 경우 예산안 단독수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단독수정안은 감액을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놨다"며 "계속해서 협상에 신의성실하게 여야가 논의를 잘 이어간다면 이번 8~9일 본회의 때 안건 상정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처하기 위한 수정안을 만들어놨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번 본회의에서 무조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의미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의지를 강하게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주 내에 (예산안 처리를) 할 것이라면 오늘, 내일 중으로는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예산안과 관련해선 시트작업도 10시간 가까이 소요되지 않나. 본회의 논의되는 시간 생각하면 오늘과 내일 잘 마무리 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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