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국가안보위원회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일 국경에서 최대 720km 떨어진 러시아 군사시설에 드론공습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공습을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여기는 러시아가 대대적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국가안보위원회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일 국경에서 최대 720km 떨어진 러시아 군사시설에 드론공습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공습을 우크라이나 소행으로 여기는 러시아가 대대적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P=연합

"우리는 가장 앞선 핵무기들을 갖고 있지만 이것들을 휘두르고 싶진 않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잇달아 발생한 러시아 본토 내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 이후 또다시 ‘핵무기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TV로 방송된 인권이사회 연례회의에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핵무기를 방어수단이자 잠재적 반격수단으로 간주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러시아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며 미국을 꼬집기도 했다. "우리는 미국처럼 다른 나라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선제적으로 핵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는 미치지 않았다. 핵무기사용을 먼저 언급한 적 없다." 오히려 서방이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5일 러시아 랴잔주 랴잔시, 사라토프주 엥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2곳에서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지고 비행기 2대가 파손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480~720㎞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일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해당 사건이 드론을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70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그러나 6일 또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비행장이 드론공격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쟁의 장기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추가 동원령에 대해 "현재로선 추가 동원령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확전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으나 사용처 결정은 그 나라 판단이라면서도,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라 독려한 바 없다며 거리두기를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위협 문제에 대해선, "핵무기와 관한 절제되지 않은 발언(loose talk)은 절대적으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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