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얼마 전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 격차가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봤다. 기사는 여러 지표의 통계를 분석하며 왜 여성이 임금차별을 당하는 지에 대해 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국가제도 역시 역차별을 일으킨다는 우려가 나올 만큼 해가 갈수록 향상됐다. 인식이 개선되고 제도가 향상됨에도 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커진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그래서 기사에 나온 통계를 상세히 확인해봤다.

결과는 역시였다. 왜곡으로 점철된된 통계였다. 더 어이가 없었던 것은 왜곡을 확인할 수 없게 하는 어떤 고도의 기술을 사용한 것이 아닌, 초등학생도 알 수 있을 수준의 속임수를 사용한 점이다. 속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통계를 살펴보면 먼저 여성이 남성과 동일 노동을 함에도 동일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온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여성에 대해 굉장한 차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빠진 내용이 있다. 통계에서 여성과 남성은 ‘동일 노동’을 한 것은 맞지만 ‘동일 시간’ 노동을 하진 않았다는 내용 말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임금 격차 비율만큼 일을 더 했다. 한마디로 남성이 여성보다 임금을 더 받은 이유는 남성이라서가 아니라 여성보다 일을 더 많이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 어이없는 지표는 여성과 남성이 동일 시간 노동을 했음에도 남성이 임금을 더 많이 받는 다는 내용이다. 이 지표 역시 일차원적으로 왜곡시킨 통계였다. 이 지표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동일 시간’ 노동을 했지만 ‘동일 노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사무직 보다는 현장직 그리고 야간 업무와 당직 등 동일 시간 대비 임금이 높은 일을 했다. 이 역시 성별에 따른 차별이 아닌 고된 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었다.

이들이 고의적으로 통계왜곡을 저질렀는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이들의 목적이 여성 차별을 막기 위한 것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행동은 오히려 여성 차별을 부추기는 행동이 됨을 명심해야한다. 이런 식의 왜곡을 자행하게 되면 정작 진짜로 여성이 차별 받는 경우에도 양치기 소년 마냥 차별 개선을 위한 목소리가 거짓으로 치부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통계왜곡처럼 거짓으로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제도가 정말로 여성들을 위한 제도인지, 정말 그렇다면 이 제도가 일반여성들을 위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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