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로남불, 김여정엔 엎드리고 만만한 게 탈북민인가?
북로남불, 김여정엔 엎드리고 만만한 게 탈북민인가?
  • 장자방 논설위원
  • 승인 2020.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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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이후 다음 단계 이행을 공개적으로 노출 시키고 있다. 휴전선 일대에는 대남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했고, 서해안에는 포문을 열고 있으며, 남쪽으로 날려 보낼 삐라를 1200만장을 인쇄했다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로써 판문점 선언은 이미 파기단계에 돌입했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마저 파기하는 도발적 행동을 펼치는데도 집권당 대변인은 제발 삐라를 날려 보내지 말아 달라고 읍소하는 성명을 발표하여 국민 자존심에 굴욕감을 안겨주었다. 운동권 출신 친북성향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을 두둔하고 해명하느라 제 살 깎아 먹는 언행도 서슴지 않아 정치가 법 위에서 군림하는 야만적인 행태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6일 오후 2시50분경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 /연합뉴스

북한은 최근 각종 담화와 발표문을 통해 우리나라를 적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전단을 날려 보내면 우리도 전단을 날려 보내겠다고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부의 대칭적 대응이다. 그런데 오히려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우리측 단체를 처벌하겠다고 한다.

심지어 전단 보내는 단체를 정부가 나서 고발하는 희한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10일, 탈북자 단체 두 곳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이미 고발조치를 했다. 경기지사 이재명은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대해 통일부와 경찰에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한다.

◇전세계가 탈북민 감시를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

자유북한운동연합 영상 캡처
자유북한운동연합 영상 캡처

경찰은 동원 가능한 모든 공권력으로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단계별 대응전략을 마련해 놓고 감시, 미행하는 전담팀까지 꾸렸다, 전 세계 각 나라가 이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낯이 화끈거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북한 김정은 남매를 의식한 정권 차원의 막가파식 조치를 보다 못한 현직 부장판사가 입을 열고 대북 전단 살포 처벌 방침에 대해 한 방을 날렸다.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해 아무 법이나 비슷한 것을 끌어다 쓰면 더이상 법치가 아니다”라면서 표현의 자유가 신음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내뱉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 한 해안가 진입로에서 통행을 막아선 주민들에 반발하고 있다. 박 대표와 탈북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이 지역 해안가에서 쌀을 담은 페트병을 바다에 띄워 북측에 보내는 행사를 개최하려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실패하고 되돌아갔다. /연합뉴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리 한 해안가 진입로에서 통행을 막아선 주민들에 반발하고 있다. 박 대표와 탈북민단체 회원들은 이날 이 지역 해안가에서 쌀을 담은 페트병을 바다에 띄워 북측에 보내는 행사를 개최하려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실패하고 되돌아갔다. /연합뉴스

대법원장 김명수가 들었으면 기절초풍할 현직 부장판사의 이 서릿발 같은 지적은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법적 근거 없이 함부로 제한하겠다는 무소불위 정권의 권력 남용을 강력하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집권세력이 추진 중인 ’역사 왜곡 금지법‘에 대해서도 “사실 인식과 해석을 법으로 정하고 따르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는 인식은 전체주의나 독재 국가가 아니면 착상하기 어렵다며 국격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 다수의 정서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 핵심세력이 총체적으로 나서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극성을 떠는 배경에는 미국 백악관 전 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의 자서전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서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 사이에서 문재인이 했던 역할의 전모가 까발려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문재인 외교는 스페인 춤 판당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볼턴은 싱가폴 미,북 회담을 한국의 창조물이라고 표현했다, 창조물이라는 단어에는 현실과 거리가 먼 허구라는 부정적 의미가 들어있다, 따라서 볼턴은 싱가폴 회담은 문재인 정부가 기획한 한편의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볼턴은 문재인의 외교를 스페인의 춤 판당고(Fandango)에 빗대었다. 문재인이 미국과 북한 간 외교를 중재하면서 실질적인 북한 핵 폐기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에만 혈안이 되어 깨춤을 추고 다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등장시킨 단어가 ‘판당고’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 언론이 순차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볼턴의 자서전 <그 일이 일어났던 방>은 문재인 정권 외교의 치부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현재 북한 김여정이 온갖 욕설로 말 폭탄을 퍼부으며 남북관계를 완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북한의 눈치만 살피며 바짝 엎드려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의 내용이 연일 미 정가와 세계 외교계를 흔들고 있다. 왼쪽은 2019년 9월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행사에서 발언 중인 볼턴.

이런 모습을 보노라면 문재인이 미,북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서 “책임 지지 못할 어떤 허망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랬으니 북한이 ’발악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볼턴은 문재인의 비핵화 구상을 “조현병적 아이디어”라고 단정했다. 물론 자서전의 성격상 볼턴의 자의적인 생각과 주관적인 판단이 가미되었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는 각도에 따라 시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없는 사실까지 만들어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니 정권이 바뀌면 어떤 흑막이 있었는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실체를 밝혀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모략과 술수에 능한 정치가 법 위에 군림하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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