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02% 하락한 배럴당 72.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 최저치다. /연합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02% 하락한 배럴당 72.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 최저치다. /연합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이 1년 반 만에 리터(ℓ)당 평균 1500원대로 하락했다.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리터당 16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6월 28일의 1598.52원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11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593.82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제유가가 빠르게 내리면서 국내 판매가격에도 하락분이 반영된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적 에너지 위기에 급등한 국제유가는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하고 거의 지난해 수준으로 복귀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지난 3월 배럴당 130달러대까지 급등했다가 하반기 들어 하락세로 전환해 최근에는 70달러대로 떨어졌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과 높은 에너지 비용 등의 영향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약세 흐름을 보인 것이다.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한때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해 지난 6월 30일 2144.90원까지 치솟은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반면 경유 가격은 아직 연초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27.14원이다. 지난 1월 1일의 1442.42원 이후 상승률이 26.7%에 이른다. 휘발유 가격이 연초의 1623.79원 대비 하락한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국내에서는 화물차 등 산업용 장비에 많이 쓰이는 경유보다 승용차에 주로 사용되는 휘발유에 세금을 높게 매겨 통상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쌌다. 하지만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이 일어난 후 격차가 계속 벌어졌다.

유럽은 경유를 연료로 쓰는 디젤 차량이 많은데, 코로나19 여파로 이동이 줄자 현지 정유업체들이 경유 생산을 줄인데다 전쟁이 촉발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면서 올해 5월 11일 경유 가격이 1947.59원으로 휘발유 가격 1946.11원을 앞질렀다. 다만 국제유가가 빠르게 내리면서 경유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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