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퇴장 속 野 단독 처리…재석 183명 중 찬성 182명·무효 1명
尹 정부 들어 두 번째 해임건의안 가결…연말 정국 급랭 예상
이례적 휴일 본회의…尹대통령, 9월말 ‘박진 해임건의’ 때처럼 거부 관측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 표결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 표결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태원 사고’ 책임을 묻겠다며 추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11일 국회를 통과했다. 역대 8번째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 통과이자, 윤석열 정부 들어 박진 외교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 가결로 여권의 반발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해임 건의안에 발발해 집단 퇴장하면서 표결은 야당 의원들의 참여만으로 이뤄졌다.

특히 본회의가 이례적으로 휴일에 열렸기 때문에 해임 건의안 상정에 앞서 ‘공휴일 본회의 개의에 관한 건’이 먼저 통과됐다. 이후 해임 건의안이 상정됐고, 무기명 투표가 이어졌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에 앞서 "이상민 장관은 재난 및 안전 관리의 총책임자로서 사전 안전관리 대책을 면밀하게 수립하고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법률을 위반했다"며 해임 건의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이태원 압사 참사의 책임을 묻겠다며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의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강력 반발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를 거쳐 책임소재를 파악하고 결론을 내리자던 여야의 합의를 파기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해임건의안 강행처리 규탄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박진 외교부 장관, 이 장관 해임을 건의하며 남발한다"며 "헌법상에 있는 해임건의안을 희화화시키고 사문화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표결에 앞서 "경찰에서 제대로 수사해서 참사 원인을 제대로 밝히고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진다는 게 국정조사의 뜻 아닌가. 왜 조사도 하기 전에 행안부 장관부터 해임해야 하나"면서 "도대체 국정조사 합의를 왜 했나. 합의 정치를 정면으로 파괴한 사람들이 바로 (민주당 의원) 여러분들"이라고 직격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장관 해임 건의안에 대해 "이재명(민주당 대표)의 체포와 사법 처리에 쏠린 국민 관심을 분산시키고 돌리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본회의 전 단체로 의장실을 항의 방문해 김진표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의 결정을 비판하고 개회 취소를 촉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 해임 건의문을 국회로부터 정식으로 전달받으면 박진 장관 경우 때와 같이 ‘수용 불가’ 입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영국·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민주당이 책임을 물어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으나 수용을 거부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해임 건의가 이태원 참사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려는 정부 노력과 배치된다는 윤 대통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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