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집회 2100명 불과...5개 차로 대부분 공간 텅 비어
집회 끝나자 행진도 안하고 뿔뿔히 흩어지는 맥 빠진 분위기
尹대통령 등 '패륜 5적' 규정...조국 비호하는 발언도 이어져

 
촛불집회 시작 30분 전인 10일 오후 네시 반 경, 집회 현장의 차로가 텅 비어있다. /전경웅 기자
촛불집회 시작 30분 전인 10일 오후 네시 반 경, 집회 현장의 차로가 텅 비어있다. /전경웅 기자

지난 10일 오후 열린 촛불집회는 참석 인원이 지난주보다 더 줄었다. 경찰은 이들을 위해 5개 차로를 비워줬지만 집회 시작 후에도 대부분 공간이 비어 있었다. 집회가 끝나자 이들은 행진도 하지 않고 뿔뿔이 흩어졌다.

10일 오후 4시 열린 제18차 ‘김건희 특검·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이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1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추산 인원은 2100명이었다.

이날 집회는 김지선 강남 촛불행동 대표의 "윤석열 정부, 국민에 대한 협박이 도를 넘었다"는 구호로 시작했다. 김 대표는 "살아서 퇴근하고 싶다는 화물 노동자들의 외침에 ‘어디 한번 죽어봐라’는 행태로 대한 윤석열 정부를 보며 분노가 치민다"며 "윤석열 조폭무리들이 국민과의 전쟁을 하겠다면 이 땅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려주겠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윤 대통령과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을 ‘10·29 참사 패륜 5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을 향해 "참사를 대하는 자세가 패륜적이다. 촛불로 심판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다섯 사람의 얼굴을 무대 화면에 띄웠다.

연사로 나선 강진구 더탐사 기자는 "더탐사가 파헤쳐야 할 윤석열·한동훈·김건희 정권의 비리는 아직도 차고 넘친다"며 "이들을 반드시 시민들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연사로 오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정말 고생스럽게 투쟁하다가 어쩔 수 없이 파업을 접었지만 그분들의 파업이 국민들 사이에서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며 "이번 화물연대 파업은 윤석열 정권이 얼마나 국민을 억압하고 깔보고 무시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꿈속에서 윤석열이 퇴진하는 꿈을 꿨다"며 "꿈에서도 염원한다, 윤석열 정권 몰아내자!"고 외쳤다. 그러면서 "시민 여러분 빨리 모여 달라. 5시 정도 되면 3만 명 정도 모일 것 같은데 이 열기와 함성으로 다음 주에 100만 명을 꼭 성사시키자"며 12월 17일 ‘100만 시위’ 달성을 호소했다.

조국을 비호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지 않는 것을 패륜이라고 한다"며 "윤석열이 법치, 법치 하지만 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윤리다. 윤석열은 법의 이름으로 윤리를 뭉개버렸다. 그 처음이 흔히 말하는 조국 사태다. 자식들에까지 법이란 이름의 칼을 들이댔지만 많은 국민들이 그 패륜을 방관했다"고 비난했다.

여섯 시가 넘어 촛불이 켜지기 시작하자 기자들이 무대 위에 올라 집회 전경을 찍었다. 어둠 속 촛불은 착시 현상에 의해 실제보다 많아 보이는 듯 했다. 실제 참가자들은 경찰 추산 2100명이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선 "국민이 적이냐, 윤석열은 퇴진하라" 구호를 외친 뒤 행진 없이 집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안전운임제 사수, 노조 파괴 윤석열 정부 규탄, 국민안전 외면 국회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불과 1000명이 참석(경찰 추산)했을 뿐이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촛불집회 세력이 민노총의 총파업 세에 기대려 했지만 이날은 오히려 민노총이 촛불집회에 기대야 할 정도로 초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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